K팝 글로벌 팬덤의 지적, 문화적 전유?
[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레게머리', '보석 장식'이 인종차별?
오는 29일 컴백을 앞둔 보이그룹 에이티즈가 티저 이미지 공개와 동시에 때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글로벌 팬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소속사 측은 즉시 공식입장을 올리며 해명했다.
소속사 KQ엔터테인먼트 측은 지난 14일 "금일 자정에 공개된 (티저) 이미지 중 홍중 군의 헤어는 특별한 의도 없이 해당 곡의 콘셉트적인 면을 고려하여 반영된 스타일"이라며 "당사와 에이티즈는 다른 문화를 비하하거나 상업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공지사항을 게재했다.
이어 "앨범 발매 이후 진행될 예정인 프로모션 및 방송 활동 시에는 팬 여러분의 의견을 수렴하여 헤어 스타일을 변경하도록 하겠다"며 "앞으로는 제작과정에서 역사적 특성, 고유 문화를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팬들이 문제 삼은 것은 '드레드' 혹은 '콘로우'라고 불리는 멤버 홍중의 헤어 스타일로, 이들은 "콘로우는 핍박받아온 흑인 문화에서 유래했으며, 이를 스타일로 소비하는 것은 흑인 문화에 모욕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가수 현아 역시 머리카락을 여러 가닥으로 땋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가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017년 '코코밥' 활동 당시 엑소 카이도 마찬가지. 이들의 헤어 스타일은 해외 팬들을 중심으로 "흑인을 조롱했다"는 비판과 "그냥 콘셉트에 맞는 스타일일 뿐"이라는 의견이 양립하기도 했다.
헤어 스타일 뿐만 아니라 액세서리 역시 비판의 대상이 되곤 한다. 걸그룹 아이즈원 뮤직비디오 티저 속 멤버 권은비가 이마에 부착한 보석이 인도의 '빈디(bindi)'와 유사하며, 이는 힌두교에서 종교적 의미로 신성시 되기 때문에 일반인의 착용은 무례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걸그룹 모모랜드가 2018년 발매한 '뱀(Baam)' 뮤직비디오에서 베트남, 이집트, 멕시코의 전통의상을 입고 춤을 추거나 과장되고 코믹한 연출을 한 부분 역시 글로벌 팬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 같은 해외 팬덤의 반응은 '문화적 전유'라는 용어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문화적 전유는 특정 문화집단이 다른 문화집단의 언어나 예술적 표현, 관습 등 전통 문화를 그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인디언 분장이나 흑인을 흉내 내기 위해 얼굴을 검게 칠하는 '블랙페이스' 분장, 대중 매체에서 유색인종 역할에 백인을 고용하는 '화이트워싱' 등이 대표적 예다.
다문화, 다인종 사회에서 주로 다뤄지는 문화적 전유는 한국 사회에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니만큼, '과민반응이다'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오곤 한다. 하지만 문화적 전유가 '문화도용', '문화절도'라고도 불리는 만큼, 비주류 문화를 배제하는 것이라는 예민한 반응도 무시할 수 없다.
K팝이 더이상 대한민국 안에서만 공유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에 한국의 이름을 알리는 대표 문화로 거듭난 이상, 더욱 신중한 접근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