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 핸드볼계, 어느 때보다 간절히 기다린 개막 [SQ초점]

2020-11-18     김의겸 기자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프로농구-프로배구 동계스포츠 양강 체계를 비집고 들어가 자신들의 영역을 구축하고 싶은 핸드볼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시즌이 조기 종료된 건 물론 핸드볼계는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한 비시즌을 보냈다. 때문에 리그 정상 개최가 갖는 의미가 상당하다. 예년보다 더 값지고 소중한 무대로 다가올 터다. 

2020~2021 SK핸드볼코리아리그가 오는 27일 개막한다. 출범 10년차, 동계 시즌으로 전환한 지 3번째 되는 시즌을 앞두고 대한핸드볼협회는 17일 개막 미디어데이를 열어 남녀부 14개 구단 사령탑과 간판선수들의 각오를 전했다.

각 구단이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코로나19 사태 속 자신들의 인생과 동의어나 마찬가지인 핸드볼을 향한 간절함은 매한가지였다.

두산의 남자부 6연패 저지에 나서는 대항마 SK호크스의 황보성일 감독은 “코로나로 장기간 리그 리그 일정이 없었고, 연습하기도 힘들었다”는 말로 최근 핸드볼계가 겪고 있는 고충을 토로했다.

정강욱 인천도시공사 감독 역시 “코로나 때문에 연습을 많이 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했다. 김현철 서울시청 코치도 “코로나로 인해 훈련장소도 마땅치 않았다”고 하소연 했다.

코로나19로 많은 팀들이 훈련에 애를 먹었다. 모기업 혹은 지자체 자금 운용도 예년보다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지난여름은 핸드볼계에 있어선 오히려 겨울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백원철 하남시청 감독대행은 “(예년보다) 짧은 기간 준비한 만큼 조직력을 앞세우겠다”고 했고, 김태훈 충남도청 감독도 “어려운 환경은 모두 똑같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시간이다. 도의 명예를 걸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줬다.

물론 그 속에서 훈련 환경에 차이가 있기는 하다. 

모기업 SK를 등에 업은 호크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기반 속에서 새 시즌을 준비했다. 김동철은 “목표는 통합우승이다. 많은 팀들이 코로나로 훈련을 (제대로) 못할 때 우리는 더 집중하고 노력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보상으로 우승을 가져가도록 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상대적으로 사회와 격리된 상황에 익숙한 상무 피닉스 역시 각오가 남다르다. 전역을 앞둔 주장 박지섭은 “코로나 때문에 다른 팀이 훈련하지 못한 반면 우리는 부대 내 체육관을 활용해 매일 연습했다. 빠른 핸드볼을 보여주겠다”고 예고했다.

여자부 이계청 삼척시청 감독은 “핸드볼계가 크고 작은 사건 속에 어려운 상황인데 리그 시작을 통해 큰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현창 경남개발공사 코치도 “대체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조직력을 바탕으로 강도 높은 훈련을 했다”며 새 시즌 결의에 찬 출사표를 던졌다.

여자부 인천시청의 경우 다른 팀들보다 시즌 준비가 늦었다. 비시즌 연속해서 터진 불미스런 사건으로 리그 참가는커녕 해체설까지 나왔다. 지난 7월 국가대표 출신 오영란 전 선수 겸 코치가 식비 유용, 성희롱, 선물 강요 등 갑질 의혹으로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조한준 전 감독 역시 팀 관리에 소홀했다는 사유로 징계를 받고 물러난 뒤 감독직은 여전히 공석이다.

인천시와 시체육회에서 해체 위기까지 몰렸던 인천시청 핸드볼 팀 정상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그동안 세입 조치됐던 이적료 수입을 앞으로는 선수 영입에 쓸 수 있도록 결정했고, 신인 드래프트에도 참가하며 다시금 밝은 미래를 그리고 있다. 

플레잉코치로 승격한 문필희가 감독 겸 선수 역할을 맡을 수도 있는 상황. 그는 “늦게 시작했지만 잘 준비하고 있다. 선수들도 점점 안정을 찾고 있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각 팀에게 귀찮은 팀이 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문 코치는 또 “내가 선수로서 출전할지 말지는 비밀로 남겨둬 궁금증을 자아내겠다. 부족한 상황이나 가진 역량 안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대구시청 역시 같은 시기 비슷한 사건으로 지도단에 직무정지 조치가 내려졌다. 리그 참가 여부를 고민하다 뒤늦게 합류가 확정됐다.

일본에서 뛰다 국내로 돌아온 배민희는 “리그에 참가하지 않는 줄 알고, 놀고 있다가 뒤늦게 이재서 감독님께서 오시면서 참가가 결정됐다. 준비과정이 다소 미흡했지만 웨이트 트레이닝 등 기초체력 관리에 중점을 뒀다. 지난 시즌 8위였는데, 그보다는 잘하는 걸 목표로 삼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어려운 한 해를 보내고 있는 핸드볼계다. 코로나19 사태 속 SK핸드볼코리아리그가 돌아온다는 점, 기존 14개 구단 모두 참가할 수 있다는 점, 코로나 확산 상황이 호전될 경우 추후 관중 입장도 가능하다는 점은 그 자체로 핸드볼인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