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씨 고운 롯데자이언츠 부단장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투수 전문가 박현우(39) 롯데 자이언츠 부단장의 선행이 큰 울림을 주고 있다.
프로야구 레전드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은 5일 “2021 새해를 앞두고 제인내 라오스야구협회 사무총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며 “박현우 부단장이 최근 라오스 야구발전기금으로 1000만 원을 쾌척했다”고 밝혔다. 벌써 3번째 기부, 총 금액은 3000만 원에 이른다.
이만수 이사장은 “박현우 코치가 라오스에 한 번씩 들어가면 선수들에게 물품을 선물하는데 때로 기부까지 한다”며 “어렵고 열악한 환경에서 야구하는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박현우 부단장은 서울대 체육교육과 출신이다. 패배가 익숙했던 서울대 야구부가 200경기 만에 첫 승을 거둘 때 주장이었다. 한화 이글스 입단을 위해 테스트를 봤고 국군체육부대(상무)와 경찰야구단에 지원했지만 고배를 들었다.
이후 학업으로 눈을 돌렸다. 서울대 체육교육 석사,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운동생리학 박사를 마쳤다. 미국에서 투수코칭으로 정평난 NPA(National Pitching Association)에서 정식 자격증을 땄다. 피칭과 운동역학 전문가다.
현재는 롯데의 스카우트‧육성을 총괄하고 있다. 이전에는 삼성 스카우트 팀장으로 일하다 성민규 단장 체제로 새판을 짠 롯데에 2019년 10월 합류했다. 부상 방지, 구속 증가, 선수 특성에 따른 지도방식 등 그간의 커리어와 역량을 인정받아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됐다.
이만수 이사장과의 인연은 2014년 겨울부터다. SK 와이번스 감독에서 물러난 뒤 나누는 삶을 실천 중인 ‘헐크’를 돕고 싶어 먼저 연락했다. 이만수 이사장은 “이력이 너무 화려해 처음 한 달 간 답하지 않았다”며 “대단한 청년이 보수 없이 왜 재능기부를 할까 했다”고 돌아봤다.
2015년 1월 둘의 만남이 성사됐다. 이후 박 코치도 이 이사장을 따라 전국 방방곡곡을 돌았다. 이만수 이사장이 포수를, 박현우 코치가 투수‧트레이닝을 각각 맡았다. 박 코치는 아마추어 지도자들을 상대로 선진야구와 운동생리학‧운동역학 강의도 진행했다.
이만수 이사장은 “(내 별명을 딴) 재단도 (박현우 코치가) 서울대 후배 5명과 더불어 직접 설립해줬다”며 “매년 겨울엔 라오스로 건너가 어린 선수들에게 선진야구를 가르친다.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고맙다”고 말했다.
박현우 부단장의 ‘선한 영향력’은 야구 커뮤니티 MLB파크(엠팍)에도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야구팬들은 “코로나로 힘들고 날이 추운데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런 소식은 언제나 환영이다”, “사비로 3000만 원이라니” 등 댓글로 찬사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