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버텨낸 전자랜드, 단단한 어금니+튼튼한 잇몸 그리고 간절함 [프로농구]
[잠실실내체=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주축 선수들의 이탈에도 힘을 냈다. 빠진 이 사이에 잇몸은 생각보다 튼튼했고 어금니와 같은 선수들은 제 역할을 다했다.
전자랜드는 6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90-78로 이겼다.
지난 경기 결정적 오심으로 석패를 당하며 7위로 떨어졌던 전자랜드는 이날 6위 삼성을 잡고 자리를 맞바꿨다.
걱정이 컸다. 주전 가드 박찬희는 물론이고 정영삼까지 부상 이탈해 가드진 공백이 큰 상황. 이대헌은 무릎 부상을 안고도 스타팅 라인업으로 나서는 투혼을 발휘해야 했다.
유도훈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정영삼과 박찬희는 복귀 시기를 잡는 중”이라며 “올스타 브레이크 전에 나오기 위해 준비 중인데 상태를 더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해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 전자랜드엔 든든한 에이스 라인이 버티고 있었다. 헨리 심스는 23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 3블록슛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주전 가드 김낙현은 3점슛 3개 포함 17점 6리바운드 8어시스트, 부상을 무릅쓰고 나선 이대헌은 20분간 뛰며 13점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든든한 잇몸 이윤기도 빛났다. 올 시즌 신인 이윤기는 주축들의 부상 속에 기회를 늘려가고 있다. 앞선 8경기에선 평균 3.9득점에 그쳤으나 이날은 30분간 코트를 누비며 19점을 올렸다. 데뷔 후 최다 득점. 2쿼터 터뜨린 3점슛 4방은 삼성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 놨다.
1쿼터 홀로 10득점한 김낙현의 활약 속 18-13으로 리드를 잡은 전자랜드는 2쿼터 이윤기를 앞세워 점수 차를 벌렸다. 52-29로 전반을 크게 앞선 채 마쳤다. 유도훈 감독은 보다 여유롭게 경기를 운영하며 추격을 허용치 않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선수들이 절실한 마음으로 뛴 게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유도훈 감독은 “삼성과 경기에서는 큰 실책보다 리바운드와 수비 싸움에서 갈렸다. 그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는데, 이날 전자랜드는 리바운드 싸움에서 31-31로 대등하게 싸웠고 탄탄한 수비로 상대 필드골 성공률을 43%로 묶으며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이대로 주저 앉을 수는 없다는 마음이 컸다. 김낙현은 경기 후 “좋은 선수들이 많다. 부상 선수들이 있지만 더 뭉치게 된다. 못 뛰던 선수들이 기회를 잡으니 경기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4경기를 치렀다.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
열흘 이상 쉬어가는 올스타 브레이크 전 2경기를 남겨둔 전자랜드는 10일 전주 KCC전까지 사흘간 휴식을 갖는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점. 이틀 뒤 안양 KGC인삼공사전까지 마치면 오는 23일 부산 KT전까지 달콤한 휴식기를 갖는다.
박찬희와 정영삼이 복귀를 준비 중이고 군 전역하는 정효근이 KGC전부터 뛸 수 있다. 힘든 시기를 잘 버텨낸 전자랜드는 반등 기회를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