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마테우스, 간절함에 보탠 가능성 [SQ초점]
[대전=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마테우스 크라우척(23·브라질·201㎝)이 남자배구 대전 삼성화재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주축이 상당수 빠진 상황에서 팀 패배를 막진 못했지만 V리그 복귀전부터 의욕이 넘쳤다.
마테우스는 1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021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서울 우리카드와 4라운드 홈경기를 통해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렀다.
올 시즌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삼성화재의 선택을 받았던 바토즈 크라이첵(바르텍, 31·폴란드·207㎝)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결국 지난 시즌 의정부 KB손해보험에서 대체 외인으로 활약했던 마테우스를 발탁했다. 지난해 11월까지 터키리그에서 경기를 소화한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다.
15일 오후 자가격리에서 해제되자마자 이튿날 선발 출격했다. 황경민이 복근 부상, 정성규가 모친상으로 빠지는 등 날개 공격진이 약해진 상황에서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은 뛰고자 하는 의욕이 강한 마테우스를 스타팅라인업에 세우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김세진 KBSN스포츠 배구 해설위원은 “호흡이 맞지 않는다며 핑계댈 시간적 여유가 없다. 경기를 뛰면서 최대한 점수를 내고 맞춰나가야 한다”며 삼성화재에게 남은 시즌이 길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테우스는 이날 1세트 6점(공격성공률 50%)으로 준수하게 출발해 2세트에도 5점(공격성공률 3.33%)을 더했다. 이날 총 12점(공격성공률 54.54%)을 냈다. 동료들과 호흡을 거의 맞춰보지 않은 상황이란 걸 감안하면 다음을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마테우스는 득점 뒤 크게 포효하는 등 경기 내내 넘치는 열정을 보여줬다. 이날 경기 포함 잔여일정이 14경기밖에 되지 않는 만큼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을 보여주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삼성화재와 재계약으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V리그 구단들에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고자 할 터다.
바르텍은 올 시즌 14경기 동안 373점, 공격성공률 50.83%를 기록했다. 14경기 기준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한 비예나(스페인·인천 대한항공)를 제외하면 외인 중 득점이 가장 적었다. 공격성공률도 토종 공격수 정지석(대한항공·56.51%), 나경복(우리카드·50.88%)보다 떨어졌다.
삼성화재는 바르텍이 뛰던 때 5세트까지 치른 9경기에서 8번이나 졌다. 수원 한국전력과 개막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한 뒤 5세트까지 간 8경기를 모두 내줬다. 삼성화재가 이중 절반만 잡았더라도 순위는 현재와 크게 달랐을 것이다.
바르텍은 승부처에 범실을 쏟아냈고, 클러치 상황 해결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바르텍이 떠난 직후 삼성화재가 국내선수들로만 라인업을 꾸렸음에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자 팬들 사이에선 ‘바르텍이 억제기였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 이유다.
마테우스는 지난 시즌 후반기 브람(벨기에) 대신 KB손해보험 소속으로 뛰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리그가 조기 종료되기 전 13경기에서 372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28.6점. 공격성공률은 53.45%로 브람(46.53%)을 훨씬 상회했다.
더불어 KB손해보험 성적도 조금 나아졌다. 마테우스 영입 전 5승 15패에 그쳤던 KB손해보험은 마테우스를 품은 뒤 5승 8패를 거두며 승률을 높였다. 삼성화재 역시 같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주공격수가 활약해주면 팀 전체 분위기가 살고, 국내 공격진 활용도도 높아지는 법이다. 이번 시즌뿐만 아니라 다음 시즌을 위한 자신감을 얻기 위해서도 유종의 미가 중요하다.
경기를 마친 뒤 고희진 감독은 “오늘은 그냥 올려놓고 때린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서브가 불안했던 게 걱정스럽다"며 "그동안 외인 빈 자리를 많이 느꼈다. 특급 활약은 못하더라도 '외인'에 걸맞은 활약을 해준다면 국내 선수들에게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