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왼손 삼총사, 남은 건 김하성뿐 [MLB]

2021-05-10     안호근 기자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국프로야구(KBO)를 휩쓸던 좌투수 삼총사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양현종(이상 33·텍사스 레인저스)이 미국에서도 성공시대를 펼치며 야구 팬들을 흐뭇하게 만들고 있다.

MLB에서 정상급 투수로 자리매김한 류현진과 지난해 신인왕급 활약을 펼친 김광현에 이어 양현종까지 어렵게 잡은 기회를 잘 살리며 선발 로테이션 합류를 기대케하고 있다.

이제 남은 건 김하성(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뿐이다. 적응기에서 벗어나 한 발 더 도약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맏형’ 류현진은 여전한 기량을 과시 중이다. 부상에서 복귀한 류현진은 지난 7일(한국시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흔들리는 제구 속 5이닝 동안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4실점했으나 빛나는 위기 관리 능력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속구 구속이 잘 나오지 않았고 밸런스도 좋지 않았으나 점차 안정감을 찾았고 통증 부위 문제도 없었다. 자연스레 다음 경기에선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승 2패 평균자책점(ERA) 2.37을 기록 중인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오는 13일 오전 8시 20분 열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원정 경기. 2019년 9월 이후 다시 타석에 들어서게 돼 기대를 더한다.

김광현의 기세도 좋다. 시작은 좋지 않았으나 이후 3경기 연속 호투를 펼치고 있다. 1승 ERA 3.06. 오는 12일 밀워키 브루어스 원정경기에 등판할 예정인데 지난해 2차례 상대해 1승 ERA 0.75로 강했기에 기대감은 더 커진다.

 

양현종의 주가도 치솟고 있다. 스플릿 계약으로 텍사스 유니폼을 입고 택시 스쿼드로 콜업을 기대했던 그는 지난달 말 1군 데뷔전을 치렀다. 2경기에서 롱릴리프로 가능성을 보인 양현종은 지난 6일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3⅓이닝만 마운드를 지켰으나 임팩트는 강렬했다. 아웃카운트 10개 중 8개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속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고루 활용해 미네소타 트윈스 타자들의 방망이를 허공에서 춤추게 했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아리하라 고헤이가 부상에서 복귀하며 양현종은 불펜으로 돌아간다고 했는데, 아리하라가 복귀전에서 3⅔이닝 5실점하며 무너졌고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양현종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우드워드 감독은 양현종, 콜비 앨러드, 웨스트 벤자민을 선발 로테이션 합류 후보로 꼽았다. 최근 좋은 투구를 펼친 양현종이 다시 기회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KBO리그 출신 코리안리거들이 승승장구하는 반면 김하성은 아직 고전 중이다. 27경기 타율 0.190(63타수 12안타) 1홈런 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500.

 

불운까지 겹쳤다. 길들이기가 의심되는 애매한 스트라이크 콜 판정의 피해를 보고 있다.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공에 잇따른 오심으로 삼진으로 물러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가뜩이나 적응에 애를 먹고 있는데 심판들과도 싸워야 하는 입장이다.

이날은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2021 MLB 원정경기에서 팀이 10-1로 앞선 9회 1사 2,3루에서 대타로 타석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상대 투수는 KBO리그 시절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었던 다린 러프. 외야수임에도 불펜 체력 비축을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김하성은 러프의 공을 받아쳐 우측 뜬공을 만들어냈다. 3루 주자가 홈을 파고들어 김하성은 시즌 5번째 타점을 만들어냈다.

또 한 가지 다행인건 수비에선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유격수와 3루수, 2루수 등 다양한 포지션으로 글러브를 끼고 있음에도 연이은 호수비로 호평을 받고 있다.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MLB의 빠른 공을 확실히 공략해내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강정호나 김현수(LG 트윈스) 등도 겪었던 문제다. 이 시기를 잘 이겨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강정호는 짧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고 김현수도 첫 시즌 3할 타율을 기록했다. KBO리그를 평정한 그이기에 여유를 갖고 적응해낸다면 선배들 못지않은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