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성·떼창 없는 콘서트, K팝이 만든 해답
[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K팝 콘서트가 새로워졌다.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오프라인 공연은 사실상 '멈춤' 상태였다. 특히 대규모의 관객이 밀집하는 대중음악 콘서트는 2020년과 2021년 내내 취소와 연기를 반복하며, 아티스트와 직접 만나길 기대하는 팬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2021년 하반기 점차적인 일상회복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개편되면서, 대중음악계 역시 2년여 만의 공백을 뚫고 팬들과 만나는 대형 대면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방역 수칙에 따라 모든 관객들은 체온 측정과 함께 2차 백신 접종 완료 증명서 혹은 PCR 음성 결과 수령후 48시간 확인서 소지를 확인한 후 입장해야 한다.
공연장 내부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해 관객석이 배치되며, 특히 함성, 떼창(노래를 함께 부르는 것) 등이 금지되고 있다. K팝 공연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함성, 응원법 대신 박수만으로 아티스트를 응원해야하는 상황,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공연 주최 측도 최근 다양한 대안을 내놓고 있다.
가수 김준수는 지난해 12월 단독 콘서트 '2021 시아 발라드·뮤지컬 콘서트 위드 오케스트라'를 개최하면서, 2년 만에 대면으로 팬들과 만났다. 콘서트 주최 측은 함성을 못 외치는 팬들을 위해 스케치북을 배부했고, 관객들은 각 객석에 배부된 스케치북과 사인펜, LED 전광판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적어 무대 위에 선 김준수와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도구를 이용한 응원도 등장했다. 지난해 12월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단독 콘서트 '더 블랙(THE BLACK)를 개최한 그룹 뉴이스트(NU’EST) 측은 콘서트 입장 시 기본으로 제공하는 플래카드를 접어서 사용할 수 있는 클래퍼 형식으로 제작해 배포했다. 또한 공연 중 전광판에 ‘박수 악보’를 띄워 관객들이 노래 박자에 맞춰 클래퍼를 치도록 했다.
역시 지난해 12월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데뷔 후 첫 오프라인 단독 콘서트 '더 인비저블 시티'(The Invisible City)를 개최한 우즈(조승연) 측은 공식 팬클럽 물품 중 하나로 미리 제공됐던 미니 탬버린을 준비물로 공지해, 응원에 활용하기도 했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진행된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에서 열린 서울 공연으로 2년만에 월드투어의 포문을 연 그룹 에이티즈(ATEEZ) 측은 관객 입장과 함께 특별히 제작한 캐스터네츠를 배부했다.
안내사항이 고지되자마자 K팝 팬덤 내에서도 화제가 될 만큼 눈길을 끌었고, 에이티즈 멤버들 또한 공연 내내 팬들에게 캐스터네츠를 이용한 새로운 소통방법을 제시하는 등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공연을 관람한 관객 A씨는 "처음 들었을 때는 황당하기도 했는데, 콘서트장 들어가보니 소리도 잘 나고 괜찮았다. 꾸미기 이벤트 등이 재밌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캐스터네츠 이벤트를 기획한 KQ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2년만의 대면 콘서트가 확정된 후,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함께 공연을 즐기고 소통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고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중에서도 에이티즈의 콘셉트가 '해적'인 만큼 바다의 보물인 조개와 모양이 비슷한 '캐스터네츠'를 최종 선정, 팬들을 위해 특별한 커스텀으로 에이티즈 로고를 새겨넣은 하나뿐인 응원 도구를 제작했다"고 제작 배경을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모든 관람객이 수칙을 잘 따라주었고 이에 새롭고 성숙한 공연 문화를 이끌어내어 특별한 추억을 만든 것 같다. 그래도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안전한 환경 속에서 마음껏 함성을 지를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는 바람도 든다"는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