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수장' 윤홍근 선수단장, 동계올림픽 숨은 공신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국가대표팀 선수단장으로 선임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선수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윤홍근 제너시스BBQ(비비큐) 그룹 회장이 21일 선수단과 함께 귀국한다.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이기도 한 그는 이번 대회 베이징 현지에서 선수들에게 최상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빠듯한 일정을 소화했다.
그동안 삼성, 현대, SK 등 굵직한 대기업 경영자들이 여러 스포츠 협회장을 역임하거나 선수단을 후원하는 등 활발한 스포츠 마케팅을 전개한 경우는 있었지만, 올림픽 같이 국가를 대표하는 국제 대회에서 외식 프랜차이즈 대표가 선수단장을 맡은 것은 윤 회장이 최초다.
윤홍근 회장은 빙상연맹과 서울시 스쿼시연맹 회장으로 활동하며 국내 스포츠 저변을 넓히기 위해 다방면으로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선수단장에 임명됐다. 선수단장 선임 이전부터 빙상연맹 회장으로서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을 방문한 행보 역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SNS와 유튜브 등에 익숙한 MZ세대가 중심인 선수단 사기 진작과 올림픽 열기 고조를 위해 SNS를 개설해 대회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윤 단장은 직접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베이징 현지에서 선수들과 함께한 사진 등을 올리며 올림픽 소식을 전하고 MZ세대와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단을 위해 통 큰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이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2배인 최대 1억 원 포상금을 약속했다. 은메달과 동메달리스트도 각각 5000만 원, 3000만 원을 지급한다. 메달에 따라 대표팀 지도자도 포상할 계획이며,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선수단에게도 격려금을 전달한다.
윤 단장은 선수들 생활 면에서도 불편함이 없도록 세세한 부분까지 챙겼다. 개막식 전 설 합동 차례를 시작으로 타지에서 설을 맞는 선수들을 위해 세뱃돈을 전달하고 현지에서 생일을 맞은 선수에게 생일 선물을 전했다. 선수단 식사를 책임지는 급식지원센터가 위치한 장자커우, 옌칭 지역을 직접 방문해 건강한 식사를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 7일 쇼트트랙 남자 1000m 경기에서 편파 판정 논란이 일자 이튿날인 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올림픽 기간 발생한 부당한 판정에 강하게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국제빙상연맹(ISU)에 항의하고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며 두 팔을 걷어올렸다. 이날 긴급기자간담회에서 "80억 인류가 심판”이라는 말이 공감을 샀다.
실제 윤 단장이 기자회견을 진행할 때 대중관계 등 우려도 따랐지만 공정함을 잃은 스포츠는 의미가 없다는 평소지론을 가진 윤단장은 단호했다. 이날 이후 편파 판정으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한국 선수는 없었다. 판정 번복 등 실효적인 성과가 있진 않았지만 이후 대표팀이 판정 시비에 휘말리는 일은 없었고, 대표팀 사기 진작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윤 단장은 앞서 인터뷰에서 "결과가 아쉬워도 선수들이 절대 기죽게 만들지 않을 것"이라며 "선수단장의 제일 중요한 역할"이라고 밝힌 바 있다. 쇼트트랙 여자 10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도 서럽게 눈물을 흘린 최민정(성남시청)을 따뜻하게 보듬은 일화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윤 단장은 또 출국전 BBQ 본사에 한국 선수들의 선전을 응원함과 동시에 국민들의 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유도할 수 있도록 응원하는 국민과 자사 브랜드를 아껴준 모든 소비자들에게도 ‘축제의 장’에 걸맞은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당부했다. BBQ는 집에서 선수들을 응원하는 국민들을 위해 대회가 벌어지는 2주간 1만5000마리 치킨 쿠폰을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