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 다음 신지아? 한국 피겨 밝은 앞날 [세계주니어선수권]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김연아(32) 은퇴 후 오랜 만에 그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 유영(18·수리고)이 나타났고 이번엔 그 이후까지 기대케 하는 새싹이 등장했다.
신지아(14·영동중)는 18일(한국시간) 에스토니아 탈린 톤디라바 아이스홀에서 열린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클린 연기에 성공하며 기술점수(TES) 74.52점, 예술점수(PCS) 62.11점, 총점 136.63점을 받았다.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거머쥔 건 2006년 김연아 이후 16년만의 쾌거였다.
그는 전날 얻은 쇼트프로그램 점수와 합쳐 개인 최고점인 최종 총점 206.01점으로 미국의 이사보 레비토(15·206.55점)가 정상에 올랐고 신지아는 단 0.54점 차로 2위를 차지했다.
‘여제’ 김연아(2005년 은메달, 2006년 금메달) 이후 이 대회에서 16년 만에 따낸 메달이라는 점도 의미를 더한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녀 싱글에 나섰던 차준환(고려대)은 5위, 여자 간판 유영(수리고)은 6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피겨 강국 러시아 선수들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징계로 출전하지 못해 예년에 비해 경쟁이 덜 치열했다고는 하지만 세계주니어선수권은 국제 주니어 피겨대회 중 가장 권위 있는 대회다. 개최 시점 기준 전년도 7월 1일 이전까지 만 13세 이상에서 만 19세 미만의 선수가 참가할 수 있다. 훨씬 경험이 많은 선수들과 경쟁하며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더 값지다.
24명 중 23번째로 프리스케이팅 연기에 나선 신지아는 무결점 연기를 펼쳤다. 첫 번째 점프 요소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클린 처리, 기본 점수 10.10점과 수행점수(GOE) 1.85점을 챙겼고 이후 트리플 루프, 트리플 살코, 더블 악셀 등도 완벽하게 해냈다.
연기 전반부 마지막 연기 요소인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은 최고 레벨인 4를 받았고 10% 가산점이 붙는 후반부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트리플 러츠까지 완벽히 수행했다.
신지아는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를 통해 “(김)연아 언니 이후로 16년 만에 메달을 딴 것 자체가 정말 기쁘다”며 “만족할만한 경기를 치렀다. 생각지도 못한 은메달을 따서 놀랍기도 했고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도 많이 기대해 달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연아 이후 수 많은 선수들이 ‘포스트 김연아’ 후보로 떠올랐지만 누구도 기대만큼 성장하진 못했다. 유영이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안겨주는 가운데 그 뒤를 이을 신지아까지 나타나며 한국 피겨의 앞길을 밝게 비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