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는 사랑을 싣고', CJ대한통운 부부 택배기사 '쑥쑥'

2022-05-19     유근호 기자

[스포츠Q(큐) 유근호 기자] “둘이 함께 다니면서 안 싸운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그래도 남편이 옆에서 말동무도 해주고 서로 의지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CJ대한통운 택배기사 최숙자(48) 씨는 남편 오봉택(53) 씨의 건강문제로 15년 동안 운영하던 마트사업을 그만두고 2015년부터 택배기사가 됐다. 이후 건강을 회복한 남편과 함께 10여년째 합을 맞추며 택배 일을 하고 있다. 예전에 비해 앱이나 전산 프로그램과 같은 택배 시스템이 좋아지고 분류인력도 들어와 일이 훨씬 수월해졌다는 최 씨. 욕심내지 말고 지금 하는 일을 계속했으면 좋겠다는 게 부부의 바람이다.

CJ대한통운은 다가오는 ‘부부의 날’(5월 21일)을 맞이해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가족관계를 조사한 결과 1,390쌍(2,780명)의 부부가 함께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전체 택배기사 2만여명 중 14%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아내와 아침에 같이 출근하고 퇴근할 수 있는 게 장점이자 단점”이라며 멋쩍게 웃는 CJ대한통운 택배기사 박창재(46) 씨. 박 씨는 2006년부터 의약품 배송, 용차 등 운송업에 종사해오다 6년전 CJ대한통운 택배기사가 됐다. 이전부터 아내 김선영(43) 씨가 종종 일을 도와줬지만 CJ대한통운으로 옮긴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택배 일을 함께하기 시작했다.

택배물량이 점차 늘어나면서 일이 많아졌지만, 지금은 베테랑이 된 아내 덕분에 퇴근하는 시간은 오히려 빨라졌다고 한다. 수입도 혼자 일할 때보다 1.5배 이상 늘었다는 박 씨. 그는 “특히 식사시간이 외롭지 않아서 좋다”며 “매일 옆에서 챙겨주는 아내 덕분에 점심시간은 데이트하듯이 즐겁고 특별하다”고 말했다.

남편과 아내가 함께 일하는 부부 택배기사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8년(1800명)에 비해 54.4% 증가했으며 작년(2692명)보다도 3.3% 늘었다.

부부 택배기사가 늘고 있는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이커머스 수요 증가로 택배기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고, 택배기사에 대한 처우가 크게 좋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비대면 배송이 정착되면서 상자당 배송시간은 줄고 수입은 높아져 자연스럽게 택배기사가 배우자와 함께 일하는 경우가 늘었다. 특히 물량이 증가한 데 비해 같은 집에 2~3개씩 배송되는 중복배송이 많아지고 배송 밀집도가 높아지면서 여성들의 진입장벽도 대폭 낮아졌다.

 

통상 부부 택배기사의 경우 처음에는 택배트럭에 같이 동승해 배송을 도와주는 형태로 시작한다. 하지만 이후 담당하는 구역의 물량이 점차 늘어나면 구역을 분할하고 각자 배송을 통해 합계수입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자동화시설 및 분류지원인력 도입으로 택배 작업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것도 부부 택배기사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개인역량에 따라 쇼핑몰 등 거래처에서 택배를 가져오는 집화 영업활동을 통해 사업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점도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이 때문에 부부 택배기사는 물론 자녀, 친인척이 함께 일하는 ‘가족 택배기사’도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택배기사가 ‘가족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일자리’로 자리매김하면서 자녀, 형제자매, 친척 등 가족과 함께 일하고 있는 택배기사도 4098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근무환경이 좋아지면서 부부 택배기사를 포함한 가족 택배기사가 계속해서 느는 추세”라며 “현재도 업계최고 수준의 처우와 복지혜택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려 최고의 택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개인사업자인 택배기사를 대상으로 자녀 학자금지원, 결혼, 출산 관련 경조사지원, 건강검진, 건강상담서비스 등 다양한 복지혜택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