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넘은 황선우, 파리올림픽 청신호 [수영 세계선수권]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태환(33)도 넘었다. 한국 수영 간판 황선우(19·강원도청)가 수영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며 한국 수영에 큰 희망을 안겼다.
황선우는 21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두나 아레나에서 열린 2022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다비드 포포비치(18·루마니아·1분43초21)에 이어 1분44초47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한국신기록이다.
지난해 2020 도쿄올림픽 예선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1분44초62)을 1년도 안 돼 더 앞당긴 황선우다. 한국 선수로는 박태환에 이어 두 번째 세계선수권 경영 종목 메달리스트다.
박태환은 2007년 호주 멜버른 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이후 2011년 중국 상하이 대회 같은 종목에서 최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자유형 200m는 쉽지 않았다. 2007년 대회에서 동메달이 최고였다. 황선우는 200m에서 박태환도 해내지 못했던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따내며 2년 뒤 파리올림픽에 대한 기대를 끌어올렸다.
예선에서 1분45초79 전체 2위로, 준결승에선 1분45초46, 전체 3위로 결승에 올랐다. 3번 레인에서 출발한 황선우는 바로 옆 4번 레인의 포포비치와 경쟁했다. 포포비치는 준결승에서 종전 황선우의 세계주니어기록(1분44초40)을 갈아치운 떠오르는 수영 괴물.
시작은 황선우가 가장 빨랐다. 그러나 50m 구간은 4위로 통과했고 100m까지도 이 페이스를 유지했다. 150m를 통과하며 점차 스피드를 높인 황선우는 마지막 50m에서 스퍼트를 올렸다. 톰 딘(영국·1분44초98)을 제쳐내며 메달색을 바꿨다.
2019년 광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단체전인 계영 800m만 뛰었던 황선우는 처음 나선 대회 개인종목에서 곧바로 포디엄에 섰다. 소속사 올댓스포츠에 따르면 황선우는 “개인전으로 처음 뛰는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쓰라린 시행착오를 딛고 일어선 결과라 더욱 값진 결과다. 도쿄올림픽 200m 결승에 나선 황선우는 150m까지 1위를 달렸으나 7위로 떨어졌던 아픔이 있었다.
황선우는 “작년 도쿄올림픽에서는 경험이 부족해 초반 오버페이스로 후반에 페이스가 많이 떨어졌었다”며 “이번 레이스는 지난 경험을 토대로 후반에 스퍼트를 올리는 전략으로 은메달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내 더 높은 목표를 제시했다. “포포비치가 비슷한 나이여서 라이벌 구도로 많이 언급해 주시는데 이번 자유형 200m에서 포포비치가 1분43초대라는 대단한 기록을 냈다”며 “열심히 훈련해서 1분43초대로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황선우는 이날 오후부터 자유형 100m 예선에 출전해 메달 추가에 도전한다. 황선우는 “컨디션 조절을 잘해서 자유형 100m에서도 준결승, 결승까지 올라가 좋은 활약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진짜는 2년 뒤 파리올림픽이다. 박태환은 올림픽에서 400m 금메달 포함 총 4개 메달을 목에 걸었으나 200m에선 은메달이 최고 성적이었다. 황선우가 경쟁자 포포비치를 넘어서며 금메달을 목에 걸고 박태환을 완전히 넘어서는 한국 최고 수영 영웅이 될 수 있을지 그 성장세에 시선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