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성 유럽진출 가시화, 쓰린 전북 대책은? [K리그 이적시장]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낳은 한국 최고 스타 조규성(25·전북 현대)의 유럽진출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기존에 알려진 셀틱(스코틀랜드), 마인츠(독일)에 미네소타 유나이티드(미국)가 추가됐고 구체적인 조건도 밝혀지기 시작했다.
유럽축구 이적 소식에 정통한 이탈리아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12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에 세 구단의 공식 영입 제의 소식을 전하며 구체적인 액수까지 공개했다.
이와 함께 K리그1 득점왕을 보유 중인 전북 현대의 불안함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우승 트로피를 울산 현대에 내줬던 전북은 조규성의 이적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로마노에 따르면 셀틱이 가장 앞서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300만유로(40억원)까지 투자하고 향후 조규성이 다른 팀으로 이적했을 때 셀틱이 받을 이적료의 50%도 전북에 추가로 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조규성이 셀틱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몸값을 키운다면 지금보다도 더 큰 돈을 벌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이적료 일부를 나누는 ‘셀온’ 조항에 따라 셀틱이 향후 추가로 전북에 줄 수 있는 최대 금액은 600만유로(80억원)라고 말했다.
미네소타는 세 구단 중 가장 많은 500만유로(67억원)를 제안했고 추가 이적료 30%도 제시했다. 다만 조규성이 유럽, 최종적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커 선택지에서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국가대표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이재성의 소속팀 마인츠는 리그 경쟁력과 적응 측면에서 가장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이적료는 300만유로 수준으로 아쉬움이 남는 수준이다.
커다란 이적료에도 불구하고 전북은 전력 공백 최소화를 원하고 있다. 조규성에게도 즉시 전력감을 급히 구하는 겨울 이적시장보다는 비시즌 훈련부터 동료들과 손발을 맞추며 적응할 수 있는 여름 이적시장 때 팀을 옮기길 원하고 추천하고 있다. 이 경우 전북은 새 시즌 개막 후 3개월 이상 조규성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조규성도 고심 중이다. 12일 전라북도 완주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구단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 캠프에서 취재진과 만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규성은 “1월에 가면 좋을지 여름에 가면 좋을지를 두고 박지성 테크니컬 디렉터님, 김상식 감독님, 에이전트와 소통하고 있다”면서도 “솔직히 어느 선수나 좋은 기회가 오면 바로 나가고 싶은 마음은 똑같다. "지금 안 나가면 지금 원하는 팀들이 여름에는 나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몸값이 떨어질 수도 있고 내 몸 상태가 안 좋아질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물론 조규성도 구단 측의 조언에 충분히 귀를 기울이고 있다. “지금 가면 (기존 선수들은) 준비가 다 된 상태고 난 쉬다가 몸을 막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100%로 부딪쳐야 하는데 내가 얼마나 경쟁력 있을지가 가장 중요하다. 유럽 구단이 (내가 부진할 경우) 얼마나 기다려 줄 수 있을까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축구선수라면 최종 목표는 정해 놓고 간다. 누구나, 모든 선수가 EPL에 가고 싶어한다”며 “EPL에 가기 위해 어떤 팀이 나를 더 원하는지, 어떤 팀에 가야 더 경기를 뛰고 더 성장할 수 있는지 고민하겠다. 최대한 빨리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김상식 감독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월드컵을 보면서, 규성이가 2골을 넣을 때 기뻐하고 축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전전긍긍했다. 그게 내 솔직한 심정”이라며 “감독으로서 잘하는 선수를 보낸다는 게 좀 그렇다. 보내기 싫다”고 했다.
우승 트로피를 되찾아오기 위해 새 시즌 준비에 나선 전북. 김 감독은 “올해는 젊고 에너지 넘치는 팀으로 변모해 홈에서만큼은 지지 않는 축구, 팬들이 즐거워할 축구, 이기는 축구를 펼치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전북은 2012년 첼시(잉글랜드) 감독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이끈 로베르토 디마테오를 기술고문으로 선임했고 울산 출신 이동준과 일본인 미드필더 아마노 준도 데려오며 영입 효과를 높였다.
다만 조규성을 대신할 공격수는 아직 확실히 찾지 못했다. 반면 울산은 득점왕 출신 주민규를 영입하며 화력을 키웠다. 아직 조규성의 이적이 확정된 것도 아니기에 섣불리 움직이긴 힘들다. 이 때문에라도 조규성의 여름 이적을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사이 대체자를 찾을 수 있기 때문. 즉, 조규성의 이적 시점에 따라 전북의 새 시즌 전력 구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