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목표” 아본단자, 데뷔전서 어퍼컷 세리머니

2023-02-24     김진수 기자

[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2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프로배구) 여자부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김천 도로공사 하이패스와의 경기.

김연경(35·흥국생명)이 1세트 속공으로 팀의 첫 점수를 내자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53·이탈리아) 신임 감독이 오른손을 번쩍 들고 주먹을 굳게 쥐었다. 김연경이 아본단자 감독과 튀르키예 페네르바체SK에서 사제로 만났을 때의 장면이 재현됐다.

아본단자 감독이 23일 데뷔전을 치렀다. 사령탑으로 선임돼 지난 18일 입국했으나 취업 비자 등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19일 GS칼텍스전은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이날 선수들과 처음 코트에서 함께한 아본단자 감독이 눈길을 끌게 한 건 ‘어퍼컷 세리머니’.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한손에 작전판을 든 채 선수들이 점수를 올리면 어김없이 뜨겁게 호응했다. 때로는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흥국생명이 옐레나의 마지막 득점으로 도로공사를 세트스코어 3-0(25-19 25-17 28-26)으로 꺾는 순간에 아본단자 감독은 두 손을 번쩍 들고 기쁨을 표현하고 벤치에 있던 코치, 선수들과 악수했다.

흥국생명은 도로공사에 올 시즌 5전 5승을 거두고 정규리그 1위 자리를 굳혔다. 승점 69(23승 7패)로 2위 현대건설(승점 62·21승 9패)과는 승점 7점 차. 팬들은 ‘웰컴 단자’ 등을 적은 피켓을 들고 새 감독을 환영했다.

 

마츠렐로

아본단자 감독은 이날 앞서 열린 언론과의 첫 기자회견에서 “리그 우승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기본적으로 하나의 강한 팀을 만들고 하나의 목표를 세우는 게 내 철학”이라며 “마지막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팀과 선수들에 적응하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3~2014시즌부터 2016~2017시즌까지 페네르바체에서 같이 뛰었던 김연경에 대해선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라며 “페네르바체에서도 좋은 리더십과 인간관계를 보여줬다. 여기서도 똑같은 것 같다”고 했다. 김연경의 은퇴 계획과 관련해선 아직 논의해본 적 없다고 밝혔다.

흥국생명의

김연경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은퇴 계획과 관련해 “은퇴에 대한 얘기가 너무 많이 나왔다.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은퇴 이슈보다 팀 우승에 더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대신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우승하는 스케줄에 맞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규리그 마지막 상대가 현대건설인데 그 전에 우승을 확정하면 좋겠다”고 했다. 

아본단자 감독과 관련해선 자신이 '중간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영어를 할 수 있는 친구가 없기 때문에 코트 안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 감독님도 빨리 적응하고 선수들도 선진 배구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도록 중간에서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