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기애애 여자배구, 한유미·김연경 ‘언니만 믿어!’ [SQ현장]
[진천=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옹기종기 모여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는 선수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상·하의 푸른색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이들은 때로는 서로 농담을 하면서 몸을 풀었다. 그들 사이에 한유미(41) 코치와 ‘월드 클래스’ 김연경(35·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어드바이저(고문)가 선 채 선수들을 바라봤다.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출전하는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 16명은 활기차게 훈련했다.
대표팀은 지난달 24일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 입소해 대회를 준비 해왔다. 대표팀은 오는 30일부터 튀르키예에서 시작하는 2023 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 출전한다. 대표팀은 출국 전 훈련에는 세자르 에르난데스(46·스페인) 대표팀 감독 없이 한유미 코치와 김연경 어드바이저 체제 하에 진행한다. 터키리그에서 코치를 맡아 포스트시즌을 치른 세자르 감독은 튀르키예 현지에서 합류한다. 대표팀은 오는 22일 대회 1주차 경기가 열리는 튀르키예로 출국한다.
한유미 코치는 “선수들이 실전처럼 하는 연습도 있었지만 소화를 잘했다”며 “감독님께 연습 경기 영상을 찍어 보내면 세부적으로 지시해 주신다. 훈련할 때 그걸 반영하면서 정확도를 높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유미 코치는 아웃사이드 히터 출신으로 19시즌 동안 프로에서 뛰었다. 국가대표로는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은메달. 2012 런던올림픽 4강 등 경험이 풍부하다. 2018년 은퇴 후에는 해설위원과 유튜버로 활동하다 지난달 처음으로 코치를 맡았다.
한유미 코치는 “제가 잘할 수 있을지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많이 도와줬다”며 “김연경 어드바이저도 세계적인 배구 추세부터 (본인이 겪었던) 외국인 감독님이 훈련할 때 어떤 식으로 하는지 도움을 많이 줬다”고 했다.
김연경은 2021 도쿄올림픽에서 주장을 맡아 한국을 4강까지 이끌고 탈락한 후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을 마치고 대한배구협회의 제안을 받아 어드바이저로 선임됐다. 그는 현재 1주일에 2~3회 정도 진천으로 와 선수들과의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김연경 어드바이저는 “선수가 아닌 신분으로 선수촌에 와 새롭다. 태극기가 달려 있는 옷을 입으니 좋다"며 "외국인 스태프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국내 스태프와의 소통과 국제무대에서 더 좋아질 수 있는 방향성에 관해 이야기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 부담도 있겠지만 선수들이 잘 준비하고 있으니 잘할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는 또한 “제가 어드바이저 하는 것에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선수 생활에는 문제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연경 어드바이저는 1주 차 경기가 열리는 튀르키예에 동행할 예정이다.
도쿄올림픽 이후 대표팀은 김연경과 미들블로커 양효진(34·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미들블로커 김수지(36·흥국생명) 등이 국가대표에서 은퇴하며 세대교체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 7월 2022 발리볼네이션스리그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들의 공백을 절실히 느껴야 했다. 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서는 승점을 하나도 못 딴 채 12연패로 전패했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1승5패로 부진했다. 세계랭킹은 14위에서 23위로 크게 떨어졌다.
감독도, 코치도, 선수도, 팬들도 이번 대회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한유미 코치는 “제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1주차마다 1승씩(총 3승)을 거뒀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보다는 조금 더 발전했으면 좋겠다. 좀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이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했다.
김연경 어드바이저는 “대표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이 들어왔고 팀 분위기도 지난해보다 많이 좋아졌다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며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으로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게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3 발리볼네이션스리그 일정(아래는 상대국)
▲1주 차(5월 30일∼6월 4일·튀르키예 안탈리아)
튀르키예, 태국, 이탈리아, 폴란드, 미국, 세르비아, 캐나다
▲2주 차(6월 13일∼18일·브라질 브라질리아)
브라질, 크로아티아, 미국, 일본, 독일, 태국, 세르비아
▲3주 차(6월 27일∼7월 2일·서수원칠보체육관)
미국, 폴란드, 독일, 불가리아, 세르비아, 도미니카공화국, 중국
▲결선 토너먼트(7월 13일∼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