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예능의 사회 문제 접근법

2023-08-24     나혜인 기자

[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유 퀴즈'가 사회 문제를 예능으로 풀며 공익적인 역할을 해냈다.

지난 24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토크쇼 게스트로 34년 경력의 서울동대문경찰서 수사1과장 이대우 경정을 초대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1000명이 넘는 범죄자를 검거한 강력계 형사 이대우는 강도, 조직폭력, 사이범죄 등 사회를 불안에 떨게 만드는 악의 뿌리를 뽑는 일에 힘 써왔다. 이날 그는 최근 사회 문제로 대두된 인터넷 커뮤니티 내 살인 예고글과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 등을 이야기했다.

[사진=tvN

앞서 지난달 신림동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 사건으로 1명이 사망, 3명이 부상을 입은 바 있으며, 13일 만에 한 남성이 경기도 분당 서현역 백화점에서 흉기를 휘둘러 10분 만에 14명의 시민을 공격, 1명이 사망 13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후 이를 바탕으로 인터넷 커뮤니티 내 흉기 난동 예고글이 줄을 이었다. 용산, 강남 등 이동 인구가 많은 서울 뿐만 아니라 부산, 인천 등 각 지역에서도 예고글이 게재됐다. 흉기 난동 예고글로 검거된 인원만 21일 기준 192명, 대부분이 10대였다. 이대우 경정은 해당 사안을 강하게 질타하면서도 묻지마 범죄(이상 동기 범죄), 살인 예고글을 작성하는 심리 등을 설명했다.

이대우 경정은 "잘못된 영웅 심리로 흉악범죄 예고글을 올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 자체가 범죄"라며 "경찰 인력이 많이 투입된 만큼 반대로 국민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그것이 실제 검거로 이어지지 않고 장난일 경우 오히려 경찰의 도움을 받아야 할 곳에서 받지 못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예고글을 올리는 것만으로 협박죄, 살인예비죄 등으로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tvN

유 퀴즈는 최근 경찰과 함께 시민들이 불안에 떠는 범죄에 대한 오해를 풀고 범죄 예방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남다른 의미를 다지고 있다.

마약 범죄에 관한 공포가 커진 지난달에는 마약범죄수사대 박남규 경감을 초대해 시민들이 알지 못하고 접할 수 있는 마약에 대해 미리 경고하고, 범죄의 심각성을 짚었다.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듣는 교양 성격을 띄고 있는 만큼 무겁지 않은 방향으로 시기적절하게 문제 의식을 드러냈다. 

MC 유재석의 소신이 담긴 멘트들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유재석은 흉기 난동 예고글에 대해 "예고글은 장난이 아니다. 타인에게 위협을 가하는 상황을 펼친 만큼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고 분노하는 모습을 보였다.

길거리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형식에서 시작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겪으며 드라마, 영화, 음악 홍보 등의 성격을 띄게 돼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지만, 기존 방향성과 새로운 길을 열며 다시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다.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의 특성, 문제를 진중하게 경청하는 유재석과 조세호의 태도, 메인 MC 유재석을 향한 시청자의 신뢰도 등이 유 퀴즈의 공익적인 행보를 더욱 빛나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