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다가간 류현진, 시즌 아웃된 오타니
[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올 시즌 복귀 후 쉽사리 무너지는 일이 없다. 안정된 운영으로 경기를 이끌어간다. 그렇게 팀과 팬들에게 믿음을 주는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류현진을 앞세운 토론토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한 걸음 다가섰다.
반면 올 시즌 강력한 정규리그 MVP(최우수선수) 후보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9·LA에인절스)는 끝내 시즌을 끝까지 완주하는 데 실패했다. 자신을 괴롭힌 오른쪽 팔꿈치 부상 때문에 투수에 이어 타자로도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류현진은 18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동안 6안타와 2볼넷을 내줬지만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뽐내며 무실점 호투했다.
류현진은 지난달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 이후 처음으로 한 경기 5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5경기 만에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평균자책점은 2.93에서 2.62로 떨어뜨렸다. 시즌 성적은 9경기에서 3승3패다.
류현진은 이날 1회를 제외하고는 5회까지 매 이닝 실점 위기에 놓였다. 무사 2,3루 위기를 두 번이나 맞이했다. 2회 라파엘 디버스에게 내야 안타, 애덤 듀발에게 좌측 인정 2루타를 내줘 무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파블로 레예스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고 토론토 유격수 보 비셋이 홈으로 던져 3루 주자 디버스를 잡아냈다. 비셋의 빠른 판단이 효과를 봤다. 계속된 1사 1,2루 위기를 2개의 뜬공으로 넘겼다.
1-0으로 3회에는 또다시 안타와 2루타를 내줘 무사 2,3루 위기에 봉착했다. 이번에도 류현진의 위기관리 능력이 빛났다. 로버트 레프스나이더를 짧은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LA 다저스 시절 옛 동료 저스틴 터너를 3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디버스에게 볼넷을 내줘 2사 만루가 됐지만 듀발을 우익수 뜬공으로 요리했다.
4회 1사 1,3루 위기를 넘긴 류현진은 5회 1사 후 레프스나이더의 출루를 허용했다. 크게 튀어 오른 타구를 류현진이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내야안타로 기록됐다. 2사 후 디버스에게 볼넷을 내줘 다시 주자를 득점권(2루 혹은 3루)으로 보냈다. 이때 류현진의 투구 수는 83개였다. 토론토 벤치는 류현진을 이미 가르시아와 교체했다. 가르시아가 무실점으로 막아 류현진의 자책점은 기록되지 않았다.
스트라이크는 54개였고 직구(37개), 체인지업(19개), 커브(13개), 컷패스트볼(12개), 싱킹패스트볼(2개) 순으로 많이 던졌다. 류현진의 올 시즌 한 경기 평균 투구 수는 76.5개다. 그는 올 시즌 극강의 득점권 피안타율(0.162)을 보여주고 있다.
류현진의 호투를 발판삼은 토론토는 2-2로 맞선 9회말 1사 1루에서 맷 채프먼의 끝내기 적시타로 3-2로 이겨 3연승을 달렸다. 83승67패(승률 0.553)가 된 토론토는 텍사스 레인저스(82승67패·승률 0.550)를 제치고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2위에 올랐다. 와일드카드 3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다.
오타니의 모습은 올 시즌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에인절스는 지난 16일 오타니를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렸다.
페리 미내시언 에인절스 단장은 이날 "오타니는 오른쪽 옆구리 근육에 지속적인 자극을 느끼고 있다"며 "이에 올 시즌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승승장구 하던 오타니는 지난달 말 오른쪽 팔꿈치 인대 손상 진단을 받았다. 지난 5일엔 타격 훈련을 하다 오른쪽 옆구리 근육을 다쳐 경기에 나서지 않고 있었다.
오타니는 팔꿈치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정확히 어떤 수술이 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어떤 수술을 하던 오타니는 내년 시즌 투수로는 뛸 수 없을 전망이다. 재활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올 시즌을 마치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MLB 사상 최초로 5억달러(약 6650억원) 이상의 초대형 계약을 할 것으로 보였으나 부상이 있어 두고 봐야한다.
오타니는 2018년에도 팔꿈치 수술을 받고 2019년 타자로만 출전한 경험이 있다.
부상 전까지 오타니는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맹활약하며 일본의 우승을 이끌었다. 대회 MVP는 오타니의 몫이었다.
MLB 정규시즌에 들어와서도 활약은 식을 줄 몰랐다. 17일까지 아메리칸리그 타율 4위(타율 0.304), 홈런 1위(44개), 타점 공동 5위(95개), OPS(출루율+장타율·1.066) 1위에 올라 있었다. 투수로 23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