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세도 11세도 출전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73세와 11세.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는 할머니와 손녀뻘 나이차 선수들이 출전해 눈길을 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1년 밀린 아시안게임이 이번 주말인 오는 23일 밤 중국 항저우시 아시안게임 엔터스타디움에서 개막한다. 한국 선수단은 19일 밤 남자축구 쿠웨이트전을 시작으로 일정에 돌입한다.
대한체육회가 최근 배포한 이번 대회 이색 선수 자료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구석이 많다. 39개 종목에 출전할 1140명 선수단 중 최고령 선수와 최연소 선수간 나이 차가 무려 62세에 달해 놀라움을 자아낸다. 주인공은 브리지의 임현(73)과 체스의 김사랑(11)이다. 임현은 선수단장인 최윤 OK금융그룹 회장 겸 대한럭비협회장보다 13세가 많다.
체스야 대중적으로 알려졌지만 브리지는 생소하다. 참가자 4명이 2명씩 팀을 이뤄 각자 13개씩 카드를 갖고 경기하는 게임이다. 같은 팀끼리 마주 보고 자리에 앉고, 4명이 돌아가며 카드를 하나씩 낸다. 이렇게 나온 4장의 카드를 한 트릭이라 한다. 4장 중 제일 센 카드(A-K-Q-J‧숫자 내림차순 순서로 약해짐)를 낸 팀이 트릭에서 이긴다. 13개 트릭을 모두 마친 뒤 미리 정한 계약 성사 여부에 따라 정해진 점수가 부여되는 방식이다.
지난 12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서 임현은 “(김사랑이) 실제로 제 손녀딸하고 동갑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사랑은 “아시안게임 메달을 목에 걸어서 한국의 체스를 널리 알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장신과 최단신의 키 차이도 흥미를 끈다. 남자농구 김종규(32)가 207㎝로 150㎝인 여자 기계체조 임수민(16)보다 57㎝ 크다. 몸무게 차이도 그렇다. 최중량은 남자 역도 이제상(29)으로 135㎏, 최경량은 리듬체조의 임수민(16)으로 41㎏, 무려 3.3배에 달한다.
‘아시아의 올림픽’에 동반 출전하는 가문의 영광을 누리는 집안 사람들도 적지 않다. 클라이밍 서종국(50) 감독과 서채현(20)은 아빠와 딸이다. 사이클 신동인(29)과 이주미(34)는 부부다. 소프트볼 배내혜(38) 코치와 배유가(34)는 자매, 다이빙 김영남(27)과 김영택(22)은 형제, 육상 한세현과 한두현(이상 29)은 쌍둥이 형제다. 서로에게 의지가 될 가족이다.
메달 개수 하면 펜싱 구본길(34), 사이클 나아름(33), 다이빙 우하람(25)을 빼놓을 수 없다. 이번에 출전하는 선수 중 구본길과 나아름은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포디움 가장 높은 곳을 5차례나 정복한 최다 금메달리스트다. 구본길의 경우 요트 하지민(34),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과 더불어 대회 4연패 금자탑을 조준한다. 우하람은 은메달 3개, 동메달 5개 등 8차례나 포디엄에 오른 아시안게임 최다 메달리스트다.
국내 최고임을 증명하는 아시안게임 최다 참가 선수는 육상 남자 해머던지기 이윤철(41)이다. 안방 대회였던 2002 부산 아시안게임부터 20년이 넘게 태극마크를 지킨 꾸준함의 상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