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권 평가? NC ‘원팀’으로 더 뭉쳤다 [프로야구]

2023-10-24     김진수 기자

[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2023시즌을 앞두고 열린 KBO리그 미디어데이에서 “‘가을야구’에서 만날 것 같은 팀을 선택해 달라”는 사회자 질문에 NC 다이노스를 지목한 9개 구단 사령탑은 없었다.

NC는 2021시즌 정규리그 7위, 2022시즌  6위에 그쳤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팀 주축 포수 양의지(두산 베이스)를 놓쳤다. 포수 박세혁을 4년 46억원에 데리고 왔지만 공수에서 KBO리그 최고 포수인 양의지를 완전히 대체하기엔 어려웠다. 4시즌 에이스로 활약한 드류 루친스키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팀을 떠났다.

사실상 팀 전력이 보강보다 손실된 셈이다. 외국인 선수 셋도 모두 교체했기 때문에 NC 전력이 다른 팀보다 좋다고 내다보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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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정규리그 우승권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지만 시즌 내내 중위권에서 치열한 다툼을 벌였다.

구창모의 부상까지 이어졌지만 에릭 페디가 시즌 내내 압도적인 투구를 펼치며 에이스로 자리잡았다. 20승(6패)을 거두면서 2023시즌 KBO리그 최고 투수로 이름을 남겼다. 류진욱, 김영규는 홀드를 수확하며 안정된 불펜 투수로 거듭났다.

타선에서는 베테랑들과 젊은 선수들의 조화가 잘 이뤄졌다. 손아섭, 박건우, 박민우 등 NC와 FA(자유계약선수) 계약한 선수들이 성적을 잘 내면서 후배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NC는 끈끈한 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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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우는 23일 SSG 랜더스와의 2023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마치고 이렇게 말했다.

“시즌 들어가기 전부터 저희가 하위권이라는 얘기에 선수들이 자극을 많이 받았습니다. 여기까지 올라온 것도 서로 칭찬을 많이 해주기 때문이에요. 사실 이제 부담감은 덜해요. 상대가 더 부담을 가지고 들어올 것 같아요. 저희는 잃을 게 없습니다.”

NC는 2020시즌 통합 우승(정규리그·한국시리즈)을 차지했다. 3년이 지난 지금 NC에는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선수가 의외로 많지 않다. 일부 선수들은 이적했고 그 틈을 새 얼굴들이 채운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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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베스트 라인업 타자 9명 중 서호철, 김주원, 오영수, 김형준은 이번 ‘가을야구’가 처음이다. 류진욱과 22일 선발 등판해 호투한 신민혁도 포스트시즌은 첫 경험. 서호철과 김형준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홈런을 터뜨리며 활약했다. 김형준은 23일에도 아치를 그려 포스트시즌에서만 3홈런을 기록했다. 김주원은 주전 유격수로 호수비를 펼쳤다.

주장 손아섭은 최근 경기 전 선수들에게 명언을 날리며 힘을 불어넣고 있다. SS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는 선수들에게 ‘우주의 기운은 우리한테 와 있다’라고 했다. 박건우는 손아섭이 (23일) 경기 전에 “‘오늘을 즐기자, 즐기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얘기해줬다. 주장을 믿고 (경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박건우는 몸 상태가 성치 않지만 팀을 위해 힘을 내고 있다. 시즌 막판 무릎 부상을 당해 잠시 1군 엔트리에서 빠지기도 했다. 포스트시즌에서 복귀했지만 여전히 100%는 아니다. 그는 “주사를 맞았는데, 지금은 중요한 경기니까 빠질 상황이 아니고 최선을 다해야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23일 3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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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전 구단(두산)에서는 막내로 (포스트시즌) 경기에 임했었고 지금은 고참으로 경기에 임해야 하기 때문에 좀 더 책임감이 생겼다”며 “(그 땐) 못하더라도 형들에게 아양 부리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런 입장이 아니다.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인권 NC 감독 역시 선수들의 활약에 만족을 표시했다. 그는 “타선에서 힘이 붙은 것 같다”며 “젊은 선수들부터 고참까지 경기를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다”고 했다. 박건우에 대해선 “허리와 무릎이 100%는 아닌데 후배들을 이끄는 모습에 있어 내색을 안 하고 최선을 다해 경기를 뛰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