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소환' NC 공룡, 가을 씹어 먹었다 [프로야구]

2023-10-31     김진수 기자

[수원=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창원 태생 공룡이 가을을 씹어 먹고 있다. 2023시즌 KBO리그 포스트시즌은 NC 자체가 주인공이다. NC는 3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3-2로 이겼다.

NC는 포스트시즌 9연승으로 KBO리그 역대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을 세웠다. 2020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4~6차전에 이어 올 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3차전, KT와의 플레이오프까지 2차전까지 모두 이겼다.

NC에 앞서 해태 타이거즈가 1987시즌 OB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4~5차전과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1~4차전, 1988시즌 빙그레 이글스와의 한국시리즈 1~3차전까지 포스트시즌 9연승을 달린 바 있다.

31일

30일 1차전에서 KT를 9-5로 꺾은 NC는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겨뒀다. NC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 팀 통산 3번째(2016년·2020년)두 팀은 내달 1일 휴식을 가진 후 2일 NC 홈인 창원 NC파크로 장소를 옮겨 3차전을 치른다.

포스트시즌에서 NC는 모든 퍼즐이 착착 들어맞고 있다. 30일 9점을 낸 타선이 이날 3점에 그쳤지만 마운드가 한결 힘을 냈다.

NC에는 에이스 에릭 페디만 있었던 게 아니다. 6년 차 투수 신민혁(24)은 이번 가을야구에서 NC 선발 마운드의 또 다른 영웅으로 떠올랐다. 신민혁은 이날 6⅓이닝 1피안타 2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KT 타선을 꽁꽁 묶으면서 포스트시즌 통산 첫 승을 올렸다. 지난 22일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로 나와 5⅔이닝 4피안타 3삼진 1사사구 무실점 호투한데 이어 2경기 연속 무실점했다.

신민혁은 올 시즌 정규시즌 29경기(선발 24경기)에서 5승(5패)에 그쳤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페디에 이어 2선발 역할을 완벽에 가깝게 해내고 있다.

31일

투수 교체 타이밍도 최적이었다. 7회말 1사 1루에서 박병호의 땅볼 때 3루수 서호철의 송구를 2루수 박민우가 한 번에 잡지 못하는 실책을 저질렀다. NC는 곧바로 신민혁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구원 투수 류진욱을 올렸다. 류진욱은 장성우를 투수 앞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불을 껐다.

반면 전날 실책 2개를 범한 KT는 이날에도 실책에 흔들렸다. 3회초 무사 3루에서 손아섭의 땅볼을 KT 1루수 박병호가 한번에 포구하지 못하고 공을 흘렸다. NC는 3-0으로 도망갔다.

NC 타석에서는 박건우의 활약이 컸다. 1회 1루에서 KT 선발 웨스 벤자민을 상대로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2런 홈런을 터뜨렸다. 박건우의 이번 포스트시즌 첫 번째 아치.

박건우는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박건우는 SSG와의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는 타율 0.462(13타수 6안타)로 맹타를 휘두른데 이어 플레이오프에서는 2경기에서 타율 0.500(8타수 4안타)로 여전히 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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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KT의 저력도 대단했다. 7회말까지 0점에 묶인 KT는 8회말 1사 후 볼넷과 2안타, 상대 실책, 희생 뜬공을 묶어 마침내 2점을 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2사 1·2루에서 앤서니 알포드가 NC 구원투수 이용찬에게 3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동점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

KT는 9회말 무사 1·3루 다시 한 번 득점 기회를 맞았으나 이번엔 문상철과 김준태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 고배를 마셨다. 배정대가 고의 4구로 출루해 만들어진 2사 만루에서 대타 오윤석의 타구는 안타성 타구였으나 NC 유격수 김주원이 다이빙하면서 낚아챘다.

김주원은 3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3루타를 때린 데 이어 9회말 승리를 결정짓는 환상적 호수비를 펼쳐 이날 승리에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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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직행한 KT는 벼랑 끝에 몰렸다. 1차전에서는 선수들의 몸이 전체적으로 덜 풀린데 다 실책이 모두 실점으로 연결돼 자멸했다. 2차전에서는 벤자민이 5이닝 4피안타 3실점으로 무난하게 던지고 마운드에서는 추가 실점이 없었지만 타선이 끝내 동점을 만들지 못하면서 가을야구 탈락 기로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