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박주아, 뜨거움으로 목표는 더 높게 [여자야구]
[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여자 야구선수 박주아(20·창원창미여자야구단)는 중학생 때 리틀야구(광양시)를 시작했다. 팀에는 남자 선수뿐이었다. 어쩔 수 없이 숙소 생활에 제한이 있었고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를 당하기도 했다. 그럴수록 더 훈련에 매진했다.
리틀야구를 졸업할 때쯤에는 소프트볼 입단 제의가 왔다. 하지만 소프트볼은 야구와 달랐다. 야구가 더 좋았다. 입단 테스트까지 받았지만 제안을 거절했다. 고1이던 2020년 기회가 왔다. 경남 최초 여자야구단 창미야가 창단한 것. 창원시 거주자만 팀에 입단할 수 있다는 조건이 있었지만 야구를 너무 하고 싶었던 박주아는 협회에 요청했다. 결국 창미야 유니폼을 입는 데 성공했다.
투수와 유격수로 활약한 그는 학업과 야구를 병행했다. 고 1때 국가대표에 발탁되면서 본가인 경남 하동에서 경기도 화성까지 가 훈련을 했지만 이겨냈다. 지난해 중앙대 체육교육학과에 입학했다.
올 시즌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그는 올해 5~6월 홍콩에서 열린 제3회 아시아야구연맹(BFA) 여자야구 아시안컵에서 타율 0.389(18타수 7안타 10타점)로 활약하면서 한국의 동메달을 이끌었다. 올 시즌 전국대회에서 타율 0.553(38타수 21안타) 1홈런 15타점 9도루로 맹활약했다. 투수로는 9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3.20을 기록했다.
이런 활약 덕분에 박주아는 18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선정한 ‘2023 야구·소프트볼인의 밤’에서 우수선수상을 받았다.
시상식을 마치고 만난 그는 “올해는 스무 살이 되면서 야구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해”라며 “홍콩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냈고 캐나다 여자야구 월드컵에 진출하고 국내 대회 3관왕을 하며 제 야구 인생에 있어 중요한 해였다”고 돌아봤다.
창미야는 올해 4월 선덕여왕배와 9월 익산시장기, 11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장기에서 우승했다. 하지만 박주아는 쓴맛도 봤다. 올해 8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선더베이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여자야구 월드컵 예선에서 홍콩, 미국, 호주, 멕시코, 캐나다를 만나 전패했다.
그는 “아시안컵에서는 어느 정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했는데 월드컵에 가보니 신체적인 조건부터 어려움을 느꼈다”며 “국제대회 경험이 없다 보니 상대의 빠른 공(에 대한 대처)과 실전 경험이 떨어진다는 걸 느꼈다. 작전이나 주루 플레이에서 실책을 하는 등 미세한 부분이 떨어졌다. 보완하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양상문 여자야구 대표팀 감독과 이동현 투수 코치, 정근우 타격·수비 코치, 허일상 배터리 코치, 정용운, 유원상 코치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박주아는 ”양상문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며 ”(이분들 덕분에) 더 많은 응원과 관심을 받았고 더 많은 지원을 받으면서 대회를 나갔다“고 했다.
올해 초에는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에 출연해 트라이아웃(선발 테스트)에 나가기도 했다. 아쉽게 탈락했지만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박주아는 ”성별 불문, 나이 불문이라는 글을 보고 여자야구 선수도 이 정도 할 수 있고 여자야구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나갔다“고 했다.
그의 꿈은 2가지다. 대한민국에서 수비와 공격을 모두 겸장한 대표팀 에이스가 되는 것. 또 하나가 일본 여자야구 실업리그에 진출. 투수로는 김라경(23)이 지난해 진출한 바 있다. 박주아는 ”투수로 (진출) 선례는 있지만 야수 선례는 없다. 그 꿈을 이뤄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싶다“고 했다.
박주아는 겨우내 동계 훈련을 통해 기초체력을 기를 예정이다. 내년에는 학업에도 집중하면서 빠른 공에 대처하는 훈련을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