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우승 난이도 절감, 아시안게임이 아니다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역시나 우승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다. 아시아 챔피언 되기가 이렇게나 어렵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미국 이중국적)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을 2-2 무승부로 마치고 말았다.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랭킹은 한국이 23위로 87위 요르단보다 무려 64계단이나 높다. 이날 경기 전까지 역대 상대전적에서도 한국이 3승 2무로 앞선 만큼 낙승이 예상됐다. 게다가 한국은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부터 지난주 바레인과 1차전까지 A매치 7연승을 내달리던 터였다.
86위 바레인보다도 순위가 뒤인 요르단이지만 결코 만만치 않았다. 중동에서 열리는 이벤트인 만큼 마치 홈경기같은 분위기라 그런지 신바람을 냈다. 특히 지난해 여름부터 프랑스 리그1에서 뛰고 있는 무사 알타마리(몽펠리에)가 위협적이었다.
스코어 1-1에서 야잔 알나이마트에 내준 중거리 역전골은 우리 수비 진영이 알타마리에 쏠려 있다 터진 참사였다. 앞서 말레이사아전에서 페널티킥골 포함 2득점했던 알타마리는 요르단 선수 중 유일하게 유럽 5대리그에서 뛰는 이답게 우리 측면 수비진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바레인과의 1차전도 돌이켜보면 결코 쉽지 않았다. 스코어는 3-1이라 낙승 같지만 전반적인 내용 특히 전반만 잘라보면 꽤나 고전했던 게 사실이다. 개인 기량이 탁월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날카로운 중거리포를 꽂지 못했다면 이날 요르단전만큼이나 진땀을 뺄 뻔 했다.
그만큼 아시안컵 정상에 오른다는 게 상당히 어려운 미션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해 △ 포르투갈을 꺾어보고 △ 우루과이, 가나를 제치고 조별리그를 통과한 ‘아시아의 호랑이’ 한국이 1960‧1964년 이후 이 대회 우승이 없는 까닭이다.
병역혜택(군면제)라는 특수성이 있는데다 연령별 대표팀이 맞붙는 아시안게임과도 확연히 비교된다. 한국 남자축구는 2014 인천에서부터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까지 대회 3연패 대업을 달성했다. 그러나 아시아 각 나라가 성인 국가대표 최정예를 총출동시키는 아시안컵에선 늘 조연이었다. 긴장감도, 난이도도 아시안게임의 그것과 차이가 확연하다.
이번 아시안컵은 중동에서 진행 중인 대회인 만큼 중동세가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각자 조 1위를 무난히 차지하고 대진표상 결승전에서나 붙을 줄 알았던 일본이 전날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이라크에 1-2로 덜미를 잡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 역시 황인범이 만든 막판 상대 자책골이 아니었다면 일본과 똑같은 결과를 마주할 뻔 했다.
요르단에 혼쭐난 우리 대표팀은 다행히도 한숨을 돌릴 순 있다. 다음 일정이 E조에서 피파랭킹이 가장 낮은 130위 말레이시아이기 때문이다. 경기시간은 오는 25일 오후 8시30분. 대한축구협회(KFA)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으로 현 아랍에미리트(UAE) 감독인 파울루 벤투 선임을 주도했던 김판곤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동남아의 약체다.
관건은 몇위로 토너먼트에 나서느냐다. E조 1위는 D조 2위와, E조 2위는 F조 1위와 16강전을 치르는데 만일 E조 1위로 16강전에 나설 경우 '조기 한일전'이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라크에 일격을 당한 일본이 D조 2위가 유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