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생 KIA 이범호의 ‘탈권위 리더십’ 기대 [프로야구]
[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제가 타격 코치할 때부터 선수들이 스스럼없이 제게 다가오고 저도 스스럼없이 움직였습니다. 외국인 선수들, 젊은 선수, 고참 선수들 할 것 없이 제가 그렇게 행동했습니다. 스프링캠프에서도 그대로 했어요. 장난칠 땐 그대로 장난쳤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겁니다.”
1981년생 이범호(43) KIA(기아) 타이거즈 감독은 탈권위 리더십을 내세운다. 1군 타격코치 시절부터 선수들과 격의 없이 지낸 그는 팀의 지휘봉을 잡은 후에도 똑같이 하겠다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21일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잠시 귀국한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감독으로 선임된 뒤 선수들이 결집해 '감독님을 도와드려야겠다'고 나설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고 들었다. 이제 감독의 위치에서 본 선수들은 어땠나’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이범호 감독은 KBO리그 사상 첫 1980년대 감독이다. 팀 내 최고령 타자인 1983년생 최형우와 불과 2살 차이. 젊은 감독인 만큼 선수들과의 의사소통에 능하고 ‘젊은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팀이 연패에 빠지고 분위기가 안 좋다고 해서 그 분위기 자체를 다운시키고 싶은 생각은 솔직히 없다”며 “우리 팀에 가만히 두면 스스로 운동하는 성격을 지닌 선수들이 매우 많다. 그런 점을 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하지 마, 하지 마'하면 더 (스스로 연습)할 거로 생각한다”고 했다.
감독직을 맡게 된 소감과 관련해선 “아무래도 감회가 새롭고 굉장히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고 생각한다”며 “팀에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이 모여 있고 밖에서 봤을 때 전력이 강하다고 많은 분께서 말씀하다 보니까 부담이 없는 건 아니지만 또 좋은 멤버가 모여 있을 때 감독할 수 있는 것도 저한테는 매우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친 후 고민하는 부분에 대해선 “많은 분께서 우리 팀 1루수가 지난 시즌 다른 팀 선수들보다 성적이 좋지 않았다고 하시더라. 그런데 저는 우리 1루수 경쟁 선수 중 굉장히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어느 포지션이 취약하다고 솔직히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올 시즌 KIA에서는 외야수 이우성이 1루수로 전향한다. 여기에 변우혁, 황대인 등이 경쟁을 벌인다. 이범호 감독은 “그 선수들이 충분히 다른 팀 선수들보다 자신의 포지션에서 잘할 수 있는 선수들이 모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범호 감독은 전임 김종국 감독이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후 계약 해지가 된지 보름만에 갑작스럽게 사령탑직에 올랐다. 계약 규모는 2년에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등 총 9억원이다.
그는 “모든 분이 다 모자란 상태에서 감독을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감독이라는 자리는 어떤 선수를 만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좋은 선수들을 만나고 있을 때 감독하느냐 아니면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 감독하느냐는 무척 다르다”며 “난 굉장히 좋은 선수들 많이 모여 있는 상태에서 감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유리한 감독이 아닌가 생각한다. 선수들하고 손발만 잘 맞춰서 간다면 저는 초보지만 우리 선수들은 베테랑들이 많기 때문에 선수들 믿고 즐겁게 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범호 감독은 사실상 한화 이글스로 복귀가 확정된 류현진에 대해서는 반가워하면서도 경계했다. 그는 “그런 대투수가 한국 야구에 돌아온다는 게 굉장히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투수가 들어왔을 때 우리 타자들도 많은 걸 느끼는 시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경기에만 많이 등판 안 한다면 그리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 좋은 선수가 오는 만큼 한국 야구도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