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 석방, 박문성 “울면서 고맙다고 하더라”
[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은 2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달수네 라이브’를 통해 이날 귀국한 손준호(32·산둥 타이산)에 전화가 왔다고 밝혔다.
박문성 위원은 “전화 한 통이 왔다. 저도 모르는 번호여서 받았는데 손준호 선수였다”며 “제가 (전화를) 받자마자 울더라. 이어 “계속 울면서 고맙다고, 많은 사람이 신경 써주고 관심 가져주고 잊지 않아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했다). 많이 웁니다”라고 했다.
25일 오후 손준호(32·산둥 타이산)의 귀국 소식은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한 사건이었다. 국가대표 출신의 손준호는 중국 프로팀에서 뛰다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홍차오공항 귀국하려다 연행됐다.
이후 형사 구류돼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를 받아왔다. 그렇게 10개월이 흘렀다.
외교부는 25일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손준호의 구금이 종료돼 최근 국내에 귀국했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도 “중국 당국에 구금중이었던 손준호가 25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중국 공안이 손준호에게 적용한 혐의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자신의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등에 적용된다. 손준호 측은 강력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구체적인 손준호의 상황을 알리지 않았다. 외교부는 "국내 가족과 긴밀히 소통하며 20여 차례 영사 면담을 실시했고 원활한 변호인 접견 지원 등 필요한 조력을 적극 제공했다"고 했다.
박문성 위원은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 자체도 긴박했던 것 같다”며 “중국에서 비행기 타고 한국에 내릴 때까진 누구에게도 알릴 수 없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또 잡혀갈까 봐. 그리고 무서운 것”이라고 했다.
이어 “본인에게 물어보니 모든 과정은 끝났다고 한다. 다시는 중국 안 가도 되고,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된다고 얘기하는데 트라우마가 남아있는 것 같다”고 했다.
2022 FIFA(국제축구연맹·피파) 카타르월드컵 멤버인 손준호는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처음 나섰던 친선경기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손준호의 귀국에 대표팀 동료들도 기뻐했다. 26일 태국과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4차전을 준비 중인 동갑내기 이재성(FSV 마인츠 05)은 25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기쁜 소식을 들어서 감사하다”며 “좋아하는 축구를 다시 하길 응원한다”라고 했다.
이재성은 "손준호와 저는 친구이고, 오랫동안 축구를 같이해왔다"라며 "(손준호가 중국에서 구금됐다는) 그런 소식을 듣고 너무 가슴 아프고 힘들었다. 기쁜 소식을 들어서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동료들이 기도하고 응원해 왔다"라며 "좋아하는 축구를 다시 하길 응원하고 지지한다"고 했다.
한편, 한국과 태국의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4차전 중계는 KBS2, MBC, 쿠팡플레이에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