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강화 겨냥 WKBL, 아시아쿼터 왜 일본인가

2024-04-18     김진수 기자

[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한국여자프로농구(WKBL)가 17일 임시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2024~2025시즌부터 아시아쿼터제를 도입을 결정한 건 국내 선수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이미 한국남자농구연맹(KBL)은 2020~2021시즌부터 아시아쿼터 도입을 시작했다. 프로배구 V리그 남녀부에서는 2023~2024시즌부터 도입했다. 팀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도 인기까지 얻으며 리그를 달구고 있다.

실력 있는 해외 선수를 투입해 선수들의 전체적인 실력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WKBL은 2020~2021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제도를 폐지해 국내 선수로만 리그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선수들의 기회가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8관왕' 박지수(26·청주 KB국민은행 스타즈)의 적수가 사실상 없는 등 구단 간의 전력 차가 심했다.

주전 의존도가 높고 부상 선수들이 나오면서 시즌 중반에는 선수들의 컨디션이 떨어진 모습도 나오기도 했다. 박지현(우리은행)은 해외리그 진출을 추진하고 있고 박지수도 “기회가 된다면 이제는 (해외로) 나가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WKBL 아시아쿼터 도입 논의는 지난 시즌 이전부터 계속됐다. 지난해 8~9월에 열린 박신자컵 국제대회의 영향도 컸다. 당시 일본여자프로농구(W리그)의 도요타 안텔롭스는 청주 KB국민은행 스타즈와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을 연달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국내에서 가장 강한 2팀을 모두 이긴 것. 당시 도요타의 경기를 보고 여자농구인들의 호평이 이어졌다고 한다.

트라이아웃(입단 테스트) 방식으로 선발하며 구단별로 최대 2명 보유 1명 출전 가능하다. 일단 내년 시즌에는 ▲W리그 소속 선수나 ▲W리그 출신(은퇴 선수나 미등록 선수도 가능) ▲일본이나 해외 대학에서 뛰고 있는 일본 국적의 선수가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다.

WKBL 관계자는 "일단 선수를 확보할 수 있는 안정된 리그가 W리그라고 판단했다"며 “일본이 워낙 선수 저변이 잘돼 있다. W리그에 갈 정도가 안되는 선수들은 대학리그에서도 뛴다”라고 했다.

박지수.

일본 여자농구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은메달을 따며 농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 2월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농구 최종 예선에서는 세계랭킹 4위 스페인을 꺾는 등 활약하며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W리그는 14개 구단(팀당 26경기)으로 운영돼 WKBL(6개 구단·팀당 30경기)의 2배가 넘는다.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에서는 일본이 9위, 한국이 13위다. 하지만 체감상 격차는 4계단을 넘는다.

지난해

WKBL은 국내 팀의 4~6번째 정도 되는 실력의 선수가 드래프트에 지원하길 기대하고 있다. 주전급 선수가 투입돼 국내 선수 간의 내부 경쟁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아시아쿼터가 아닌 외인 제도를 부활시킬 경우, 국내 선수와 실력 차이가 커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아시아쿼터 드래프트 대상국은 차차 늘릴 계획이다.

아시아쿼터 선수의 급여는 한화로 월 1000만원. 샐러리캡(연봉총액제한)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실제로 활동 기간을 고려하면 구단당 9000만원~1억원을 지불할 것으로 예상된다. W리그 선수 연봉(6000만원~7000만원)보다 높다. 최근 원달러환율이 크게 올라서 한화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