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케인 우승 꿈 증발, 자존심 구긴 뮌헨 [UCL]
[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김민재(28)도 해리 케인(31·이상 바이에른 뮌헨)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뮌헨은 12년 만에 ‘빈손’으로 시즌을 마치게 됐다.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의 최강팀이었던 뮌헨이 올 시즌 단단히 체면을 구겼다.
뮌헨은 9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의 2023~2024 UCL 준결승 2차전 홈 경기에서 1-2로 역전패를 당했다. 1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2-2로 비긴 뮌헨은 2경기 합계 3-4로 밀려 UCL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뮌헨은 1~2차전 모두 승기를 잡아놓고도 1승도 거두지 못했다. 2차전에서는 후반 23분 알폰소 데이비스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고 정규시간 막바지까지 리드를 유지하며 승리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 호셀루의 놀라운 집중력에 앞에 쓰러졌다. 후반 36분 교체 투입된 호셀루는 후반 43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비니시우스의 슈팅을 뮌헨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가 잡았다가 놓친 틈을 타 호셀루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쇄도해 동점골을 터뜨렸다. 호셀루는 불과 3분여 뒤에는 안토니오 뤼디거가 왼쪽에서 올린 낮은 크로스를 문전에서 오른발로 밀어 넣어 역전골까지 터뜨렸다.
이날 영웅이 된 호셀루는 레알 마드리드의 2군 팀인 카스티야 출신이다. 1군에 콜업 돼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 데뷔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는 2012년부터는 레알을 떠나 독일과 잉글랜드를 거쳤다. 10년 간 8개 팀을 전전한 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에스파뇰에서 레알로 임대됐다. 12년 만에 돌아온 레알에서 그는 리그 32경기에서 9골을 터뜨리며 활약했다. '별들의 축제' UCL에서 대활약하며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팬들에게 각인했다.
UCL 최다 우승팀인 레알 마드리드는 통산 15번째 우승을 정조준한다. 레알 마드리드는 17번이나 결승에 오른 UCL 최강팀이다. 감독으로 통산 6번째 UCL 결승에 진출한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이번 주를 즐겨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을) 믿을 수 없다. 정말 고맙다. 내 경력에 있어 이 팀이 최고의 팀“이라고 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 내달 2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우승컵 '빅이어'를 놓고 단판 승부를 벌인다.
1차전에서 2번의 치명적인 실수를 범한 김민재는 이날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31분 교체 투입됐다. 불과 6분 뒤 조슈아 키미히의 코너킥을 헤더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를 맞고 나와 아쉬움을 삼켰다. 이로써 김민재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 모두 UCL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지난 시즌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나폴리의 33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의 주역이었던 김민재는 명문구단 뮌헨 이적 첫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 실패했다.
뮌헨은 분데스리가에서 바이엘 04 레버쿠젠에게 우승컵을 내줘 11연패(連霸)에서 멈춰야 했다. 독일축구협회(DFB)-포칼에서는 2회전에서 탈락했다. 뮌헨이 우승컵을 하나도 못 가져간 건 2011~2012시즌 이후 12년 만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9500만유로(약 1380억원)라는 분데스리가 이적료 신기록을 세우며 뮌헨 유니폼을 입은 케인은 올 시즌 공식전 45경기에서 44골이라는 미친 활약을 펼치고도 우승의 기쁨을 맛보지 못했다. 분데스리가에서 36골을 넣어 득점왕이 유력하다.
‘케인의 저주’라는 말까지 나온다. 케인은 2010~2011시즌 프로 데뷔 후 아직 우승컵을 품은 적이 없다.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에서는 공식전 428경기에서 279골을 터뜨리며 가공할 활약을 펼쳤지만 우승컵은 없었다.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준우승과 2018~2019시즌 UCL 준우승이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