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귀화’ 라건아, 내년 시즌부터 외국선수로 분류 [프로농구]
[신사=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라건아(35·부산 KCC 이지스)는 2012년 리카르도 라틀리프라는 이름으로 KBL에 입성했다. 2018년 특별귀화를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소속팀과 대한민국농구협회, KBL이 엮인 계약 아래 국가대표팀에서 뛰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 FIBA(국제농구연맹) 농구 월드컵,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하지만 라건아는 KBL 안에서는 외인 선수로 분류됐다. 기량이 뛰어난 라건아와 외인 2명을 보유한 구단은 나머지 9개 구단과 비교해 전력 차가 크게 앞설 수 있기 때문이다. 외인 샐러리캡(급여 총액 상한)도 라건아를 보유한 구단만 따로 제한을 뒀다. 2023~2024시즌 외인 샐러리캡은 세후 80만달러(약 10억3000만원)·1인 최대 급여 상한은 60만달러(약 7억7000만원)였지만 라건아를 보유한 KCC는 샐러리캡 50만달러(6억4000만원), 1인 상한은 45만달러(약 5억8000만원)였다.
KCC는 지난 시즌 라건아와 알리제 드숀 존슨 2명으로만 리그를 치렀다. 라건아는 2018 특별 귀화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울산 모비스(울산 현대모비스 전신)와 3년 계약을 했고 2019~2020시즌 전주 KCC(부산 KCC 전신)으로 트레이드됐다. 2021년 특별 귀화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KCC 유니폼을 입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하며 3년 계약의 마지막을 끝낸 라건아의 거취가 농구계 화두였다. 계약 만료일이 다가왔으나 향후 신분을 비롯해 계약 방식, 기간, 규모, 대한민국농구협회와 계약 연장 여부 등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었다. 다만 라건아가 그동안 국가대표로도 활약하고 귀화 후 KBL에서 뛴 지가 6시즌이 됐기 때문에 이제 국내 선수 자격을 인정해야 하는 여론도 있었다. 라건아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53경기에서 평균 21.16초를 뛰면서 15.6득점 8.4리바운드 1.3도움으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줬다.
하지만 라건아는 다시 외국선수로 분류됐다. 한국농구연맹(KBL)은 17일 서울시 서초구 KBL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특별 귀화선수 라건아와 관련해 2024~2025시즌부터 KBL의 외국선수 규정에 따르기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사회에는 김희옥 KBL 총재와 10개 구단 단장이 모였다. 라건아가 내년 시즌에도 KBL에서 뛰려면 자유계약제도를 통해 구단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최형길 KCC 단장은 이사회를 마친 후 취재진을 만나 “라건아는 한국에 대한 애정이 굉장한 선수”라며 “이제는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구도가 됐다. 저희도 지켜보고 있고 관심 있는 선수”라고 했다.
라건아는 최근 KBL에서 못 뛰게 될 경우 일본프로농구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KBL은 이사회에서 아시아쿼터 선수 제도 확대를 결정했다. 기존 일본, 필리핀 2개국으로 운영했던 국가를 2025~2026시즌부터 대만,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 5개국을 추가해 총 7개국으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국내선수 드래프트 선발 기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대한민국농구협회 소속 선수로 5년 이상 등록된 외국 국적의 선수는 국내선수 드래프트에 지원할 수 있다.
단, 드래프트 계약 이후 2 시즌 계약기간 경과 이내(약정기간 제외)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 할 경우 기존 계약은 해지된다. 또한 1시즌 이상의 해외리그 경력이 있는 국내 선수(50% 이상 출전한 선수에 한해)의 경우 약정 기간 없이 계약된 보수 및 계약기간을 해당 시즌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2024~2025 시즌 올스타전 투표 방식도 일부 개선했다. 투표 방식은 팬 투표 50%와 미디어투표 50%로 변경했다. 팬 투표 자격 및 절차도 강화했다. 14세 미만 자녀의 경우 가족관계 확인 후 투표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