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빈 올림픽 태권도 4호 멀티 메달, 이대훈 참 닮았다

2024-08-11     민기홍 기자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이다빈(27·서울시청)이 레전드 이대훈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한국 태권도는 지난 올림픽에서 생채기난 자존심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세계랭킹 4위 이다빈은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여자 67㎏초과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로레나 브란들(독일)을 라운드 스코어 2-1(4-2 5-9 13-2)로 꺾고 3위에 자리했다.

앞서 준결승전에서 스베틀라나 오시포바(우즈베키스탄)에 0-2(3-3 5-9)로 진 게 아쉽다. 올림픽 금메달만 추가하면 스포츠계 최고의 영예인 그랜드슬램(올림픽·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아시아선수권 우승)을 이룰 수 있었으나 눈앞에서 놓쳤다.

이다빈은 수년간 한국 여자 태권도의 대들보로 군림해왔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2014 인천 아시안게임(62㎏급)을 제패했고 이후 2016년 마닐라 아시아선수권대회 73㎏급,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67㎏ 초과급), 2019년 맨체스터 세계선수권까지 20대 중반에 그랜드슬램을 바라볼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2020 도쿄 대회 은메달리스트 이다빈의 스토리는 이대훈 대전시청 코치의 그것과 꼭 닮았다. 이대훈도 2012 런던 대회 은메달이 최고 성적이라 그랜드슬램에 한 끗 부족했다. 이번 동메달로 이대훈과 이다빈의 올림픽 메달 개수‧색깔마저 동일해졌다. 은1, 동1로 같다.

두 대회 연속 메달을 품은 이다빈은 대신 한국 태권도 선수로 2개 이상 메달을 딴 4호 선수로 이름을 새기는 걸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황경선(금2‧동1), 차동민(금1‧동1), 이대훈(은1‧동1) 다음이다.

이다빈의 선전으로 한국 태권도는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로 마침표를 찍으면서 자존심을 회복했다. 지난 7일 남자 58㎏급에서 박태준(경희대)이, 8일에는 여자 57㎏급에서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이 연이틀 애국가를 울린 바 있다.

2021년 열린 2020 도쿄 대회 때는 은메달 하나, 동메달에 둘에 그쳤다. 태권도 종주국 한국이 올림픽 노골드에 그친 건 태권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처음이었다. 금메달 2개는 한국은 2004 아테네, 2016 리우 대회 개수와 같다. 역대 최고 성적은 2008 베이징의 4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