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다!” 전현무 특급 역도 중계, 비인기 종목 설움 달랬다

2024-08-12     나혜인 기자

[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믿었던 박혜정이 해냈습니다. 앞으로도 쭉 믿겠습니다."

KBS 역도 캐스터 전현무가 지난 11일 '은빛 환호'와 함께 2024 파리 올림픽 역도 여자 +81kg 박혜정의 경기 중계를 마무리했다. 이날은 방송사 유일 파리올림픽 역도 현장 중계와 '전현무 파워'를 실감하게 만든 뜻깊은 날이었다.

이번 중계는 전현무의 첫 스포츠 중계로 주목받았다. 전현무는 스튜디오 중계가 아닌 현장 중계를 결정하고 직접 파리를 찾았다. 전현무가 캐스터로 나선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타 방송사도 간판 캐스터를 역도 중계에 배치하며 시청률 경쟁에 나섰다. 역도 종목이 큰 관심을 받는 것은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이후 약 15년 만이었다. 

전현무의 결심은 중계 우선권에 밀려 이목을 끌지 못하는 비인기 종목에 대한 선수들의 아픔을 공감하는 것에서 비롯됐다. KBS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한 역도 국가대표 박혜정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내가 중계를 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

[사진=KBS

화제와 감동이 함께한 이번 중계는 인상 경기에서 8.4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용상 경기에서는 무려 14.14%의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분당 최고시청률은 박혜정의 용상 경기 중인 오후 8시 39분 18.5%까지 치솟아, 명실상부한 '최고의 1분'으로 자리매김했다.

박혜정은 역도 여자 +81kg 경기에서 인상 131㎏, 용상 168㎏으로 합계 299㎏을 들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신이 갖고 있던 한국 기록 296kg보다 3kg을 더 들면서 한국 신기록까지 작성한 경기였다. 금메달은 세계랭킹 1위 리원원(중국)이 따냈다.

전현무는 "저는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박혜정 선수가 금메달 딸 때의 마지막 세리머니 팬"이라며 "오늘도 마지막 저 포효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경기 시작 전부터 들뜬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배영 해설위원은 "박혜정의 별명 중 하나가 ‘박캐정’이다. 금메달을 캐야 해서 그렇다. 선수가 직접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금메달에 집착하지는 않았다. 전현무 캐스터는 "박혜정 선수가 첫 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따고, 4년 뒤 2028 LA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겠다고 밝힌 적 있다"고 전하며 메달 도전 자체를 응원했다. 화려한 입담의 전현무와 이배영 위원의 티키타카는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사진=KBS

마침내 박혜정이 등장하자 전현무 캐스터는 "본인의 라이벌은 본인"이라고 강조하며 손에 땀을 쥐었다. 이어 박혜정이 한국 신기록으로 은메달이 확정되자 그는 박혜정과 경기 전부터 약속했던 "믿었던 박혜정이 해냈습니다! 믿었던 박혜정, 앞으로도 쭉! 믿겠습니다!"라는 축하의 말을 건넸다.

또 "LA올림픽 금메달을 정조준해서 쉼없이 훈련해 주시고, 메달색이 중요한 게 아니고 박혜정 선수가 지난 대회보다 나아졌다는게 중요하다. 끝까지 응원하도록 하겠다"며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이 나아지는 게 중요한 것"이라고 다시 강조했다.

끝으로 전현무는 "한국의 박혜정 선수, 저는 희망을 지금의 표정에서 봤다. 전혀 아쉬워하고 가슴 아파하지 않고, 4년 뒤 미래의 모습을 벌써 내다보는 듯한 아주 희망차고 밝은 모습에서 희망을 봤다. 우리 막내 혜정이가 해다"며 다음 대회에 대한 희망을 전했다.

2024 파리올림픽 '팀 코리아' 경기와 KBS의 중계는 박혜정의 경기, 전현무 캐스터의 중계로 마무리됐다. KBS는 2024 파리올림픽 기간 동안 다양한 종목에서 시청률 파워를 과시한 것은 물론, 다방면에서 차별화된 중계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파리올림픽의 열기는 8월 28일부터 9월 8일까지 열리는 파리패럴림픽이 이어간다. KBS는 파리패럴림픽에서도 가장 많은 종목을 중계하며 생생한 감동을 시청자들에게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