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최형우·SSG 노경은·삼성 강민호, 찬란한 마흔 [프로야구]

2024-08-16     김진수 기자

[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최근 막을 내린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미국 농구 대표팀의 5연패(連霸) 이끈 ‘킹’ 르브론 제임스는 1984년생으로 마흔 살이다. 브레이킹 종목의 레전드로 올림픽에 출전한 김홍열(홍텐·도봉구청)도 역시 1984년생.

이제 스포츠에서 마흔 살 선수를 보는 게 신기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활약하는 선수를 보는 건 여전히 쉽지 않은 일. 프로야구 KBO리그에서는 나이 마흔에도 전성기급의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이 있다.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긴 했지만 1983년생 KIA(기아) 타이거즈 최형우(41)의 활약은 눈부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6일 광주 KT 위즈전까지 올 시즌 99경기에서 타율 0.281 19홈런 93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최근 우측 내복사근 손상 진단을 받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타점 공동 2위를 달리는 등 상위권에 이름을 두고 있다.

최형우.

올해로 데뷔 23년 차를 맞은 최형우는 여전히 4번 타자를 맡을 정도로 위력이 대단하다. 지난 시즌 121경기에서 타율 0.302 17홈런 87타점으로 맹활약했고 올 시즌에는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기록이 더 좋다.

현재 KBO리그 통산 최대 2루타(511개), 최다 타점(1635점), 최다 루타(4151개) 1위를 달린다. 최형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KIA와 연봉과 옵션을 합친 22억원에 1+1년 비(非) FA 다년 계약을 했다. 올 시즌의 활약을 보면 내년 시즌도 뛰는 데 무리없어 보인다.

1984년생 SSG 랜더스 노경은(40)의 활약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KBO리그 역대 최초로 2년 연속 30홀드를 달성하는 등 빛난다. 노경은에 앞서 11명의 투수가 한 시즌 30홀드를 달성했지만 이듬해 30홀드를 채운 경우는 없었다. 노경은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노경은.

노경은은 회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남고를 졸업한 그는 2003년 한국프로야구 신인선수 지명 회의(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은 기대주였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2012~2013년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지만 이후 빛을 보지 못했다. 부진을 거듭하며 롯데 자이언츠에서 방출됐을 때가 불과 3년 전인 2021년이다.

그는 은퇴 위기에도 몰렸지만 입단 테스트를 거쳐 SSG 유니폼을 입었고 재기했다.

2022년 선발과 구원을 오가면서 12승 5패 1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3.05로 부활했다. 구원투수로만 나간 지난 시즌에는 자신의 한 시즌 최다인 76경기에 나서면서 9승 5패 2세이브 30홀드 평균자책점 3.58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홀드 부문 2위였다.

비결로는 채식을 통한 몸 관리와 상대의 대한 철저한 분석 등이 꼽힌다. 노경은이 2019년 김상수(롯데)가 거둔 한 시즌 최다 홀드(40개) 기록을 새로 쓸지 관심을 끈다.

1985년생으로 한국 나이로 마흔인 강민호(39·삼성 라이온즈)의 활약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포철공고를 졸업하고 2004년 롯데에서 데뷔한 그도 어느덧 프로 21년 차가 됐다.

강민호.

상대적으로 체력 소모가 심한 포수 포지션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든든하게 삼성의 안방을 지키고 있다. 투수 리드 능력은 여전히 후배 포수들과 견줘 뒤지지 않는다. 15일까지 도루 저지율은 24.1%로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공격형 포수답게 타격에도 매서운 방망이를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111경기에서 타율 0.306 16홈런 6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데뷔 첫 월간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7월에만 11홈런(1위), 타율 408(3위), 26타점(1위), 장타율 0.868(1위)에 올랐다.

강민호가 롯데 자이언츠 시절이던 2016년(타율 0.323) 이후 3할대 타율로 규정타석을 채울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