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손흥민 맑음, 황희찬·김민재 흐림
[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홍명보(55)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9월 2026 FIFA(국제축구연맹·피파)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 나설 명단 발표(26일)를 앞둔 가운데 국가대표 유럽파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PSG)과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은 나란히 득점포를 가동하며 맹활약했지만 황희찬(28·울버햄튼 원더러스)과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는 주춤했다.
이강인은 그야말로 쾌조의 출발이다. 이강인은 2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2024~2025시즌 리그1 몽펠리에와 2라운드에서 후반 37분 골 맛을 봤다. 지난 17일 르아브르와의 개막전(PSG 4-1 승)에서 리그1 1호골을 터뜨린 이강인의 2경기 연속 골이다.
이강인은 이날 벤치에서 출발해 팀이 5-0으로 앞선 후반 17분 우스만 뎀벨레 대신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고 20분 만에 득점을 가동했다. 토트넘은 르아브르에 6-0으로 이겼다. 이강인은 축구 통계 사이트 풋몹으로부터 교체 선수 중 가장 높은 평점 7.7점을 받았다.
올 시즌 주전 경쟁이 치열한 PSG에서 이강인의 활약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PSG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슈퍼스타’ 킬리안 음바페가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주앙 네베스를 7000만유로(약 1048억원)에 영입하는 등 전력 보강에 힘썼다.
지난 시즌 공식전 36경기에서 5골 5도움을 기록한 이강인은 좀 더 입지를 굳힐 필요가 있다. 이강인은 2경기 연속 득점으로 눈도장을 찍으며 주전 경쟁에서 일단 유리한 위치에 섰다.
개막전에서 공격 포인트 없이 슈팅 1개로 활약이 미미했던 손흥민은 2번째 경기에서 2골을 몰아쳤다. 25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 에버턴과의 홈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4-0 대승을 이끌었다.
손흥민의 집요함이 빛났다. 1-0으로 앞선 전반 25분 손흥민은 에버턴 골키퍼 조던 픽포드(30)에게 무섭게 달려들었다. 픽포드는 반대쪽으로 공을 넘기려고 했으나 잠깐 공과 거리가 멀어졌다. 이를 틈 타 달려든 손흥민이 공을 뺏은 후 텅 빈 골문 안으로 오른발로 공을 차 넣었다. 손흥민은 홈팬들 앞에서 올 시즌 첫 ‘찰칵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3-0으로 앞선 후반 29분에 쐐기 골을 뽑아냈다. 토트넘의 역습 상황에서 미키 판 더 펜이 공을 몰고 내달리자 왼쪽의 손흥민도 그대로 질주했다. 손흥민은 문전 왼쪽에서 판 더 펜의 패스를 받은 후 픽포드와 맞이한 1:1 상황에서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슈팅을 날리기에 쉽지 않은 각도였지만 손흥민의 슈팅은 픽포드의 가랑이 사이를 통과해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풋몹은 손흥민에게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 9점을 매겼다.
손흥민은 EPL 통산 121·122호 골을 터뜨리면서 스티븐 제라드(은퇴·120골)와 로멜루 루카쿠(AS 로마·121골)를 제치고 이 부문 단독 21위로 올라섰다. 1골만 더 넣으면 드와이트 요크(은퇴), 라힘 스털링(첼시·이상 123골)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달성도 기대를 모은다. EPL에서는 해리 케인(뮌헨),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프랭크 램파드, 웨인 루니(이상 은퇴)만 해낸 대기록이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경기를 마친 후 “손흥민이 모든 걸 다 끝내면 이 클럽에서 존경받는 선수로 남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치켜세웠다.
황희찬은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25일 영국 울버햄턴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EPL 2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59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날 슈팅 1개도 날리지 못한 채 눈에 띄지 않았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12골(3도움)을 올리며 EPL 입성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친 바 있다.
김민재는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실점으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김민재는 25일 독일 볼프스부르크 폭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10분 뮌헨 진영에서 백패스를 하다 파트리크 비머(23)에게 공을 뺏겼다. 비머의 패스를 받은 로브로 마예르가 역전 골을 뽑았다.
뮌헨은 후반 20분 주포 해리 케인이 상대 자책골을 유도해 동점을 만든 후 후반 37분 세르쥬 나브리의 결승 골로 3-2로 이겼다. 김민재는 후반 36분 에릭 다이어와 교체됐다. 김민재는 풋몹으로부터 팀 내 최하인 평점 5.6점을 받았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후반기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새 지휘봉을 잡은 빈센트 콤파니 감독 체제에서 눈도장을 찍을 필요가 있다.
이강인과 손흥민, 황희찬, 김민재는 국가대표 핵심 자원인 만큼 9월 A매치 명단에 무난하게 포함될 전망이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달 취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 주장 체제에 대해 “(대표팀을) 9월 2일에 소집하고 3일부터 본격적으로 훈련해야 해서 시간 많지 않다. 팀에 큰 변화를 주기엔 굉장히 위험하다”고 말한 바 있다. 손흥민에게 계속 주장을 맡기는 등 팀에 큰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