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진 야유… 홍명보·손흥민·이강인의 반응은? [팔레스타인전]
[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홍명보(54)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10년 만의 복귀전에서는 잊을만하면 야유가 쏟아졌다.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국제축구연맹·피파)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에는 5만 9579명의 관중이 모였다. 팬들은 전광판에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 이강인(23·파리생제르맹·PSG) 등의 얼굴이 나오면 환호를 쏟다가도 홍명보 감독이 등장하면 곧바로 “우우우~” 야유를 쏟아냈다.
경기 시작전부터 야유가 쏟아졌고 경기가 끝나기 직전에도 나왔다.
홍명보 감독도 주장 손흥민도 아쉬워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뒤 “그런 장면이 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충분히 팬들의 마음도 이해한다. 제가 앞으로 견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 사령탑을 맡고 있던 홍명보 감독은 지난 7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이 과정에서 대한축구협회(KFA)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가 제대로 된 절차를 무시했다는 점이 알려졌다. 올해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KFA의 행정에 비판의 날을 세웠던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승낙했다는 점도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한국이 이날 FIFA랭킹 96위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기면서 홍명보 감독은 최악의 복귀전을 치렀다. 홍명보 감독은 “승리를 거두지 못해 죄송하다”며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전반에 생각했던 것보다 (경기력이) 썩 좋지 않았다. 후반전에는 좀 개선이 됐는데, 몇 번의 득점 찬스가 있었지만 살리지 못해 아쉽다”라고 말했다.
오는 10일 오만과의 월드컵 예선 2차전 원정을 떠나는 홍명보 감독은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리그) 경기를 하고 들어와 바로 경기를 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다. 선수들을 보고 다음 경기에 어떤 선수를 선발할지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속상하다”라며 “팬들의 입장을 제가 대변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 선임과 관련해 “결과를 바꿀 수 없는 부분”이라며 “주장으로서 팀을 생각하면 응원과 사랑을 부탁드리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무승부와 관련해서는 “이기지 못할 때는 누구보다 아쉽다”며 “누구보다 괴로운 밤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최선을 다했고 그런 와중에 찬스도 많이 만들었다. 안 좋은 부분만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희도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며 “당연히 괴롭지만 저희한테는 최고의 경기를 펼칠 기회가 남아있다. 잘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이강인 역시 안타깝고 아쉽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그는 “감독님과의 첫 경기였는데 응원보다 야유로 시작하게 돼 안타깝다”며 “저희 선수들은 100% 감독님을 믿고 감독님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이 충분히 이기는 축구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는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그는 “팬 여러분도 당연히 많이 아쉽고 많이 화가 났겠지만 더 많은 응원과 관심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