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 중국 공안의 협박 속 풀리지 않은 해명

2024-09-12     김진수 기자

[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승부 조작 혐의로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손준호(32·수원FC)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떳떳하게 정말 최선을 다해 경기를 뛰었고, 강팀과 경기에서 우리는 비겼다”면서 승부 조작을 부인했다.

다만, 팀 동료로부터 20만위안(약 3700만원)을 받은 건 인정하면서, 받은 이유를 정확히 설명하지 못해 의문점을 모두 해소하진 못했다.

손준호는 11일 수원종합운동장 체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중국 프로축구 산둥 타이산에 진출했던 손준호는 승부 조작 의혹 속에 중국 공안에 10개월 동안 구금됐다 지난 3월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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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축구협회는 지난 10일 “사법기관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손준호는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도모하려고 정당하지 않은 거래에 참여해 축구 경기를 조작하고 불법 이익을 얻었다"며 "손준호의 축구와 관련된 어떠한 활동도 평생 금지한다”며 영구 제명 징계를 내렸다.

영구 제명 같은 일정 수준 이상의 징계는 해당국 축구협회가 FIFA(국제축구연맹·피파)에 통보하면 국제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손준호는 선수 생활을 마감할 위기에 놓였다.

손준호는 승부조작은 한 적 없고 구금 당시 중국 공안이 손준호의 아내를 체포해 구치소에서 같이 조사할 수 있다고 협박해 거짓으로 자백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손준호는 "중국 공안이 지금이라도 혐의를 인정하면 빠르면 7∼15일 뒤에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외국인이고, 외교 문제도 있고, 보석도 가능하다고 회유했다"며 "무엇인지도 모르는 혐의였지만 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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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안은 당시 조사 과정이 담긴 영상 파일만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음성이 담기지 않았다. 손준호는 "그들에게 증거라는 건 초기 압박 수사를 통한 내 거짓 자백뿐"이라고 강조했다.

손준호의 에이전트는 “(손준호가) 승부조작은 (공안, 검찰, 재판 단계에서) 단 한 번도 인정한 적 없다"고 했다. 손준호가 중국 법원에서 20만위안 금품수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고 "판사와 형량을 협상해 이미 구금돼 있던 10개월만큼의 형량을 받는 걸로 정리됐다"고 했다.

손준호 측에 따르면 공안은 지난해 1월 상하이와의 경기를 지목해 손준호가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고 봤다. 하지만 정확한 승부조작 방식은 제시하지 않았다. 팀 동료 진징다오가 했다는 진술과 조사 초기 단계에서 나온 손준호의 거짓 자백이 전부였을 뿐, 증거는 없었다고 했다.

중국 공안이 승부조작이 이뤄졌다고 본 경기가 끝나고 5∼6일 뒤 진징다오로부터 20만위안을 받은 사실이 있다면서도 "진징다오와 승부조작에 관해 단 한 번도 대화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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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는 진징다오로부터 받은 20만위안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진 못했다, 그는 “정확히 (어떤 이유로 받았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절대 불법적인 이유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돈을 빌렸다 갚은 것일 수도 있다. 그 친구가 운영하는 축구 교실에 큰 금액을 선물하기도 했다. 부모님의 병원 수술을 잡아드린 적도 있다”며 “중국에서 큰돈을 벌다 보니 그 당시엔 큰 금액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다"고 했다.

손준호가 K리그 경기를 소화하는 데는 문제 없다. 에이전트는 "현재 나온 건 아무것도 없다. 팩트만 말하자면 중국 공안의 조사가 있었고, 검찰 수사와 재판을 거쳐 중국축구협회의 징계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FIFA와 대한축구협회의 징계가 나오지 않는 이상 먼저 섣불리 움직일 이유는 없다"며 "FIFA가 중국 측 손을 든다면 변호사를 선임해 추가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손준호의 소속팀인 수원FC의 최순호 단장, 구단 프런트와 이와 관련한 얘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