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켜라!' 리메이크, 할리우드 '혹'하게 만든 CJ 호승심 [BIFF]
[부산=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CJ ENM이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2003) 할리우드 리메이크 비화를 공개했다.
4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CGV 센텀시티에서 CJ 무비 포럼이 진행됐다. 이날 '할리우드를 사로잡은 K스토리텔링의 힘 세션에 참석한 고경범 CJ ENM 영화사업부장은 '미드소마' 아리 에스터 감독이 프로듀서로 나서고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연출을 맡은 리메이크 영화 '부고니아'에 관한 제작 비하인드를 전했다.
'부고니아'는 장준환 감독이 연출한 '지구를 지켜라!'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음모론에 사로잡힌 두 명의 주인공이 유명 제약 회사 사장을 지구를 파괴하려는 외계인으로 확신해 납치하는 이야기. 할리우드 리메이크 제작 확정부터 할리우드 스타 배우 엠마 스톤과 제시 플레먼스 출연까지 연일 화제를 모은 영화는 크랭크업 후 후반작업을 진행 중이다.
고경범 영화사업부 부장은 "처음 이 리메이크를 기획할 때만 해도 '기생충' 공개 직전이라 잘 알려지지 않은 변방의 제작사가 할리우드 영화를 만들겠다고 나서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시대를 앞서간 작품을 다시 조명하겠다는 콘셉트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당시만 해도 할리우드 인디 영화를 하나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할리우드를 돌아디면서 이 영화를 지지하는 숨어있는 팬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LA를 지나다가 우연히 어느 극장에서 아리 에스터 감독이 '지구를 지켜라!'를 소개하는 모더레이터를 맡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불쑥 연락해 제작 사실을 알렸고 제안 끝에 프로듀서로 합류했다. 여기에 '석세션'으로 에미상 작품상을 탄 윌 트레이시가 각본으로 한 배를 타면서 버즈(Buzz)가 만들어졌다. 그 덕에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등이 합류했다. 출발 기대보다 큰 포지셔닝을 지닌 영화가 돼 감사한 마음이다. 한 배에 탄 이들을 저희 편으로 만들어서 시장 버즈를 만든 것이 여기까지 온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CJ ENM은 오는 30일 '아마존 활명수' 개봉에 이어 하반기 우민호 감독의 '하얼빈',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없다', 이상근 감독의 '악마가 이사왔다' 등의 개봉을 계획하고 있다.
고경범 영화사업부 부장은 한국영화 위축 상황에 대해 "미디어 환경 변화도 있지만 시장 사이클에서 재구성해야 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2000년대 초반 '올드보이'와 천만영화 등 한국영화 황금시대가 있었다면 주춤했던 2010년대가 있었다. 이어 시장이 리셋되고 성장궤도에 올라 영화관 수요가 확장, 2019년은 전 세게에서 영화를 가장 많이 보는 나라가 됐다"며 "지금은 2010년 중반 시장이 과열됐던 그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제작비, 장르, 타겟, 수요 규모 등을 어떻게 다르게 세팅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합리적인 사업구조를 도출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라인업 전략 변화에 대해서는 ▲미디어 환경 변화 발생에 따른 소재, 장르 재구성 ▲알고리즘 등 변화한 소비자 유통에 따른 기획 ▲크리에이터 성숙도 상승에 따른 해외 시장 진출 등이 있다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