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폐경의 날, 갱년기 여성이 알아야 할 것

2024-10-17     유근호 기자

[스포츠Q(큐) 유근호 기자] ‘사춘기보다 무서운 갱년기’란 말이 유행처럼 번졌다. 대개 갱년기 여성의 남편이나 자녀가 감정의 진폭이 커진 배우자, 엄마에 대해 하소연할 때 소환되곤 한다.

사실 갱년기의 파장은 감정적인 영역에 그치지 않는다. 여성호르몬 감소는 당뇨, 골다공증, 심장질환, 뇌졸중 등 꾸준한 예후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의 단초가 될 가능성이 크다. 갱년기를 누구나 경험하는 시기, 갱년기 증상을 일시적 변화라 취급하는 시선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10월 18일 ‘세계 폐경의 날’을 맞아 갱년기 여성의 가족들이 신경 써야 할 문제들을 짚어봤다.

50세 전후의 여성이라면 누구나 폐경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다. ‘폐경은 곧 여성성의 상실’이라는 그릇된 통념 탓도 있고, 신체적·정신적 증상을 맞닥뜨려야 한다는 막막함의 영향도 크다.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이 지점이다. 가족의 관심과 지지는 폐경을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으로 받아들일 바탕이 된다.

‘닫히다’는 의미의 폐경 대신 ‘완성하다’는 긍정적 뜻의 완경으로 바꿔 부르자는 목소리가 나온 배경이다. 초경을 맞이한 소녀를 향한 응원처럼 완경에 다다른 여성의 여정도 기념하고 축하받아야 마땅하다. 변화를 감추고 홀로 감내하기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대처법을 찾을 때 이후 삶을 잘 설계할 계기가 될 것이다.

완경 이후의 삶은 생리가 완전히 끝나기 2~5년 전인 갱년기에 결정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모든 질병이 그렇듯 자가 진단은 자신의 몸 상태를 되돌아보는 기회이며, 이후의 삶을 설계하는 지표다. 

요즘엔 부인과를 방문하지 않더라도 갱년기를 진단할 수 있다. 약국이나 인터넷에서 구매 가능한 갱년기 테스트기는 98.6%의 높은 정확도로 갱년기 여부를 판별한다. 사용 방법도 간단하다. 임신 테스트기처럼 흐르는 뇨에 테스트기를 적신 후 10분 후 결과를 판독하면 된다.

갱년기 테스트기는 소변 중의 난포자극호르몬(FSH) 농도를 측정하여 폐경 전환 여부를 판별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제품을 고를 때 좀 더 유의해야 한다.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의료기기가 아니라면 정확도가 떨어져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

갱년기 테스트기에서 양성이 나왔다고 해서 낙담할 필요는 없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정기적인 검진과 일상 관리로 더 나은 시간을 꾸릴 수 있다. 식물성 에스트로겐 이소플라본이 풍부한 콩, 고구마, 버섯, 견과류로 식단을 구성하면 갱년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줄어드는 근육량을 생각해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탄산음료와 커피는 줄일 수 있도록 한다. 커피 속 카페인은 칼슘을 배출해 골다공증을 가속화하는 탓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들과 만나며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것이다. 여유가 날 때마다 가족과 산책하는 등 함께 시간을 가지면 정서적 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 걷기, 등산, 수영 등 신체 활동은 혈관 건강 관리와 근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행복호르몬 세로토닌의 분비를 늘려 우울감을 해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