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만의 한국시리즈, 강민호 꿈의 무대 밟는다

2024-10-21     신희재 기자

[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페넌트레이스(정규시즌) 2369경기. 포스트시즌 30경기. 그러나 한국시리즈(KS) 0경기 출전.

정규시즌 최다 경기 출장 기록을 보유한 21년차 베테랑의 목표는 분명했다.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39)가 꿈의 무대를 밟는다.

강민호는 2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리는 KIA(기아) 타이거즈와의 2024 신한 쏠(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원정 1차전을 앞두고 있다.

통산 11회 우승의 KIA와 8회 우승의 삼성. 전통 명문인 두 팀의 KS 맞대결은 무려 31년만, 타이거즈가 2001년 해태에서 KIA로 모기업이 바뀐 뒤에는 첫 만남이다.

쟁쟁한 선수들 사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베테랑 강민호다. 2004년 프로 데뷔한 강민호는 이번이 첫 KS 출전이다.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소속으로 21시즌을 뛰었으나 매번 한 끗이 모자랐다. 지난해까지 7차례 포스트시즌에 출전하고도 번번이 고개를 떨궜다.

강민호는 올 시즌 여러 차례 “KS 냄새라도 맡고 싶다”는 바람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쉬운 목표는 아니었다. 삼성은 개막 전만 해도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전문가 예상에서 우승은 물론 5강 후보에도 들지 못했다. 2016년 이후 8년 동안 가을야구 1회 진출에 그친 암울한 역사가 반영됐다.

뚜껑을 열어 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삼성은 김지찬, 이재현, 김영웅 등 20대 초반 유망주들이 동시에 성장해 초반부터 치고 나갔다. 어느덧 불혹을 앞둔 강민호도 포수 마스크를 쓰고 힘을 냈다. 136경기 타율 0.303 19홈런 77타점. 특히 7월 타율 0.408 11홈런 26타점으로 폭발해 후반기 삼성의 2위 도약을 도왔다.

강민호는 플레이오프에서도 빛났다. 삼성이 2승 1패로 앞선 19일 4차전에서 7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 0-0으로 팽팽히 맞선 8회초 선두 타자로 나와 손주영 상대 결승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1회말 홍창기, 2회말 오지환의 2루 도루를 저지하는 등 공수에 걸쳐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삼성의 1-0 승리를 견인했다. 강민호의 맹활약으로 삼성은 KS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0일 KS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강민호는 "한 번도 KS에 출전하지 못한 선수라는 꼬리표가 있었는데, 그 표를 뗄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이 꿈을 이루는 데 21년이 걸렸다. 이제는 잃을 것이 없기에 하늘에 맡기고 후회 없이 경기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강민호는 "(KIA 최선참) 최형우 형이 KIA는 KS에 올라가면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놓친 적이 없다고 했는데,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며 "KIA 선수 중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인 최형우 형을 어떻게 해서든 잡아내겠다"고 선언했다.

남다른 각오의 강민호를 향해 삼성은 기대, KIA는 경계심을 드러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KS에서 맹활약을 기대하는 선수로 강민호를 첫손에 꼽았다. KIA 투수 양현종은 "강민호 형은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라며 "처음 KS에 출전하는 만큼 긴장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차전 선발로 삼성은 토종 에이스 원태인(15승 6패 평균자책점 3.66), KIA는 최고 외인 제임스 네일(12승 5패 평균자책점 2.53)을 각각 예고했다. 강민호가 어떤 볼 배합과 리드로 정규시즌 팀 타율 0.301로 불방망이를 휘두른 KIA 타선을 공략할지도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