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43점 물올랐다, MVP 후보답다 [프로농구]

2024-10-21     신희재 기자

[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43점.

개막전부터 개인 커리어하이를 갈아치웠다.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 가드 이정현(25)이 생애 첫 최우수선수(MVP)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승기 감독이 이끄는 소노는 20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와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1차전 원정 경기에서 100-82로 승리했다. 이정현은 32분 20초 동안 43점 3리바운드 7어시스트 4스틸로 맹활약,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군계일학이었다. 양 팀 통틀어 이정현 제외 20점에 도달한 선수가 없었다. 그 가운데 홀로 3점슛 6개를 넣는 등 막강한 화력을 뽐냈다. 소노는 외국인 앨런 윌리엄스와 디제이 번즈 주니어가 나란히 18점을 올려 이정현을 지원했다. 주포 3명이 79점을 합작해 코트를 장악했다.

20일 43점으로 이정현은 19일 부산 KCC 이지스 디온테 버튼이 작성한 40점을 하루 만에 뛰어넘어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다. 지난 2월 14일 KCC전에서 작성한 개인 커리어하이(42점)도 뛰어넘었다. KBL 토종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밀어주기 제외)인 서울 SK 나이츠 김선형의 49점을 넘어설 유력한 후보다.

2021년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에 입단한 이정현은 고양에서만 4번째 시즌을 맞이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신인 시절부터 잠재력을 인정받았고, ‘명가드 조련사’ 김승기 감독의 지도를 받아 2년차 시즌 리그 정상급 가드로 도약했다.

이정현은 3년차였던 지난 시즌 기량을 꽃피웠다. 44경기에서 평균 36분 43초 22.8점 6.6어시스트 2.0스틸 3점슛 2.9개. 모두 토종 1위였다. 특히 은퇴한 문태영(22점) 이후 13년 만에 국내 선수 평균 20점대 고지를 밟아 주목받았다. 정규리그 6라운드 MVP 기자단 투표에서 만장일치로 수상하는 등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내심 정규리그 MVP까지 노려볼 법했으나 팀 성적이 아쉬웠다. 소노가 8위에 그쳐 정규리그 우승팀 원주 DB 프로미의 이선 알바노, 강상재에게 밀렸다. 그래도 이정현은 어시스트, 스틸, 3점슛, 기량발전상(MIP), 베스트5에서 5관왕을 달성해 기념비적인 한 시즌을 보냈다.

새 시즌을 앞두고 소노는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섰다. 트레이드로 전성현을 보낸 대신 창원 LG 이재도를 영입했다. 두 외국인을 모두 교체하고 정희재, 최승욱, 임동섭 등 190cm를 웃도는 포워드를 대거 영입하며 전력 강화에 힘썼다. 약점인 높이를 보강해 에이스 이정현의 공격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였다.

첫 경기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소노는 미디어데이에서 이정현이 우승 후보로 꼽았던 현대모비스 상대로 18점차 대승을 거뒀다. 리바운드(36-27), 속공 득점(20-7) 등 각종 세부 지표에서 완벽하게 우위를 점했다. 팀의 균형이 잡히면서 이정현도 마음껏 기량을 발휘했다. 생애 첫 MVP 도전을 앞두고 첫 단추를 잘 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