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A매치 51호골의 가치, 황선홍 추월-차범근 추격

2024-11-20     신희재 기자

[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A매치 3경기 연속골. A매치 기준 개인 한 해 최다골(10골). 한국 남자 축구선수 중 A매치 득점 단독 2위(51골).

한국 축구 간판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의 발끝에서 또다시 역사가 탄생했다. 이른 시간 불의의 일격을 당한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을 구하고 황선홍의 A매치 50골 기록을 뛰어넘었다.

손흥민은 19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국제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6차전에서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전반 16분 동점골을 뽑아냈다. 한국은 팔레스타인과 1-1로 비겼다.

홍명보호는 팔레스타인전을 앞두고 각오가 남달랐다. 앞서 9월 홈에서 팔레스타인을 만나 0-0 무승부에 그쳤기 때문이다. 핵심 선수들이 총출동하고도 정세 불안으로 선수단 구성조차 어려웠던 팔레스타인과 비겨 우려를 자아냈다. 지난 7월 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에서 논란에 휩싸인 홍명보 감독은 부임 후 첫 경기에서 비기며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다.

이후 4연승으로 분위기를 바꾼 대표팀은 2024년 마지막 A매치인 팔레스타인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기분 좋게 한 해를 마무리하려 했다. 그러나 출발이 좋지 않았다. 전반 12분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백패스 실수로 자이드 쿤바르에게 실점하며 0-1로 끌려갔다.

위기의 홍명보호를 구한 건 주장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선제 실점 4분 만에 동점골을 작렬, 흔들리던 팀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했다. 왼쪽 측면에서 이명재(울산HD)~이재성(마인츠)~손흥민으로 이어지는 유려한 연계로 기회를 잡았고, 반대편 골대 구석을 노리는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 득점으로 손흥민은 9월 오만전부터 11월 쿠웨이트, 팔레스타인전까지 A매치 3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며 물오른 감각을 뽐냈다. 10월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으로 몸 상태에 대한 우려가 뒤따랐으나 11월 맹활약으로 건재함을 증명했다.

30대 초반의 손흥민은 2024년 A매치에서 10골을 만들었다. 2015년 작성했던 자신의 A매치 한 해 최다골(9골) 기록을 9년 만에 뛰어넘었다. 11월 기준 대표팀 소집 명단 26명 중 손흥민 외 A매치 통산 두 자릿수 득점 고지를 밟은 건 이재성(94경기 13골)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35경기 10골) 단 둘뿐이다. 주포 손흥민의 가치를 체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A매치 51골에 도달한 손흥민은 이제 한국 축구 전설 차범근의 대기록에 도전한다. 차범근은 대한축구협회 기록으로 A매치 통산 136경기 58골, FIFA 기준으로 55골을 기록했다. 출전과 득점 모두 한국 남자 축구선수 역대 1위다. A매치 131경기 51골의 손흥민은 이르면 내년 차범근의 기록을 모두 뛰어넘을 수 있게 됐다. 

손흥민은 경기 후 방송사 인터뷰에서 “쉽지 않은 경기였다. 팔레스타인에 박수를 보낸다”며 “우리 실수로 경기를 어렵게 풀었다. 그래도 바로 동점골을 기록하면서 반등했다. 아시안컵부터 많은 일이 있었다. 내년에는 하나로 뭉쳐서 축구팬들이 행복한 한 해를 보낼 수 있게 하겠다”고 한 해를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