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줄’만 가족일까... 진정한 ‘가족계획’이란 [SQ현장]

2024-11-26     나혜인 기자

[이태원=스포츠Q(큐) 글 나혜인·사진 손힘찬 기자] "내 아이, 남의 아이 가리지 않고 부모라는 이름으로 학대하고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들을 보면서 언젠가부터 '그들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일까'를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이와 함께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가족도 서로를 이해하려고 애쓰다 보면 진짜 가족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김정민 크리에이터)

쿠팡플레이 시리즈 '가족계획'(감독 김곡·김선, 크리에이터 김정민)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이날 현장에는 크리에이터로 각본에 참여한 김정민 감독을 비롯해 배우 배두나, 류승범, 백윤식, 로몬, 이수현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가족계획'은 기억을 자유자재로 편집할 수 있는 특수한 능력을 가진 엄마가 가족들과 합심해 악당들에게 지옥을 선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해 디즈니+ '무빙'으로 복귀를 알린 류승범이 배두나, 백윤식과 함께 주연으로 나서 눈길을 끈다.

이수현(왼쪽부터),

김정민 크리에이터는 "잔혹한 범죄자가 있는 가상의 도시에 특수한 기술을 가진 전문가들이 가족으로 위장해서 살아간다. 각자 비밀을 지니고 있어 평범한 가족으로 살아가기는 힘들지만, 악당을 물리치면서 점차 서로의 가족이 된다"고 설명했다.

'가족계획' 속 다섯 가족들은 범죄자에게 복수를 가하면서 하나로 뭉친다. 김정민 크리에이터는 "피해자와 그 가족이 느끼는 고통은 극악무도한 죄인들이 법으로 처벌을 받더라도 보상받지 못할 거다. 사적제재는 법적으로 문제되지만, 범죄자를 확실하게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며 "한영수(배두나 분)는 브레인 해킹을 통해 범죄자에게 피해자가 당한 것과 똑같은 기억을 심는다. 고통의 기억을 심는다면 물리적인 위해 없이도 확실한 복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배두나가 연기하는 가족의 엄마 한영수가 지닌 기술은 '브레인 해킹'이다. 상대의 뇌를 장악해 새로운 기억을 심거나 기존 기억을 지울 수 있다.

류승범.

류승범은 최근 슬로바키아인 아내와 결혼해 자녀를 품에 안았다. 그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결혼 후 가정을 꾸리면서 삶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 가정의 아버지 역할로 출연하는 '가족계획'은 그에게 그 어떤 작품보다 뜻깊은 작품이었다.

그는 출연 계기에 대해 "최근 가족이 생겼다. 평상시에도 머릿속에 가족만 가득 차 있다. ('가족계획'이) 운명같은 시간이 될 것 같아서 참여하게 됐다"고 밝히며 "아빠 역할은 처음 해봐서 의미 있었다. 앞으로 아빠 역할을 연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준 작품"이라고 말했다.

백윤식은 '가족계획'에 진심인 할아버지 백강성 역을 맡았다. 몸에 '일심'(一心)을 새길 정도로 다섯 명이 진정한 가족이 되길 가장 바라는 인물이다. 백윤식은 "'오늘이 어제보다 더 가족같지 않았니?'라는 대사가 있다.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이들이 가족이 되어 가는 과정, 빌런들과 싸우고 범죄조직을 응징하면서 서로 의지하고 해결하는 과정이 응집되는데, 이것이 진정한 가족 운명체가 아닐까. 시청자분들께서 보시고 진정한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한 번 더 다시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배두나.

배두나는 콜센터 현장실습생 자살 사건을 다룬 전작 '다음 소희'를 언급하며 "아무래도 사회적인 문제에 공감하거나 마음이 끌리는 것 같다"며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고 살아가는데, 이 가족을 보고 있으면 '이렇게나 간절하게 가족이 되고 싶을까'라는 생각하게 된다. 가족이 되기 위해 처절하게, 애타게 노력하고 끝까지 가는 면이 있다. 이런 면에서 많은 울림이 있었다"고 작품이 지닌 진정성을 이야기해 기대감을 높였다.

'가족계획'은 오는 29일 쿠팡플레이를 통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