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김상식 감독, 경기 내내 앉지 못한 까닭 [프로농구]
[안양=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움직이는 건 괜찮아요. 오히려 앉지를 못하죠.”
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를 이끄는 김상식(56) 감독은 2024~2025 KCC 프로농구(KBL) 서울 삼성 썬더스전을 앞두고 몸 상태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멋쩍어했다. 그는 11일 안양정관장아레나서 ‘부상 감독 복귀전’이라는 보기 드문 상황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앞서 김상식 감독은 11월 A매치 휴식기가 끝나기 전에 갑작스럽게 부상을 당했다. 부산 KCC 이지스전(11월 29일)을 이틀 앞두고 허리를 다쳤다. “훈련 중 시범을 보이기 위해 드리블하다가 과격하게 꺾었던 것 같다”는 게 그의 설명.
김상식 감독은 2~3일 간의 치료에도 차도가 보이지 않자 병원으로 향했다. “3,4번 디스크가 찢어졌다”는 진단과 함께 나흘간 병원 신세를 졌다.
퇴원 절차를 밟은 김상식 감독은 대구~원주~울산 장거리 원정을 동행하는 대신 숙소에 머무르며 11일 홈 경기 복귀를 준비했다. 그는 삼성전을 앞두고 “아직 온전치는 않다. 그래도 통증은 많이 없어졌다”며 “움직이는 건 괜찮은데 허리 디스크 때문에 앉지를 못한다”고 말했다.
김상식 감독이 자리를 비운 사이 최승태 코치가 대신 정관장을 이끌었다. 결과는 5경기 2승 3패. KCC전을 이긴 뒤 3연패 늪에 빠졌지만, 8일 2위 울산 현대모비스를 원정서 95-71로 크게 이겨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최승태 코치가 2승을 추가해 김상식 감독은 프로농구(KBL) 역대 22번째 통산 100승 사령탑이 됐다. 김 감독은 “쑥스러웠다. 누워서 100승을 한 것 같았다”며 “모두 모였을 때 고맙다고 말했다. 밥 한 번 사야 할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김상식 감독은 벤치에 앉지 못한 순간을 '천당과 지옥'으로 표현했다. 그래도 지난달 가드 변준형, 포워드 한승희가 국군체육부대서 전역해 로테이션이 원활한 점은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정관장은 둘의 가세로 가드를 변준형~박지훈~최성원, 포워드는 이종현~정효근~한승희를 번갈아 가며 기용할 수 있게 됐다. 변준형과 센터 캐디 라렌(아이티)의 호흡도 좋다고.
다만 김상식 감독의 부상 복귀전은 기대와 달리 잘 풀리지 않았다. 정관장은 최하위 삼성을 맞아 1쿼터 초반부터 0-7로 밀리는 등 경기 내내 고전했다. 턴오버 15개로 흐름이 자주 끊겼고, 3점슛 성공률은 17%(5/29)에 그쳤다.
부상이 완치되지 않은 김상식 감독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속앓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결국 정관장은 삼성에 73-80으로 패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달 102-59로 크게 이긴 상대였기에 더욱 아쉬움을 자아냈다.
경기 내내 자리에 앉지 못했던 김상식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서도 두 손으로 의자를 짚고 인터뷰를 이어갔다. 그는 “오늘 경기는 무조건 내 잘못”이라며 “부상에 너무 신경 쓰다 보니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데 표정 관리에만 신경 썼다. 짚어줘야 할 걸 짚어주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이어 “허리 상태가 좋아져서 성급하게 일찍 나온 것 같다”며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코치진과 이야기하겠다. 다음 경기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정관장은 13일 홈으로 창원 LG(엘지) 세이커스를 불러들여 반등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