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출신 김태호, 드림투어 파이널 초대 챔피언 [프로당구]
[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3부, 2부, 1부를 거쳐 다시 2부로 내려왔다. 긴 고민 끝에 13년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 당구선수로 전향했다. 결실을 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프로당구 PBA 김태호(40)가 드림투어(2부) 파이널 초대 챔피언 자격으로 1부리그에 복귀한다.
지난 4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PBA 드림투어 파이널' 결승전. 김태호는 김성민을 세트 스코어 3-0(15-9 15-9 15-2)으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김태호는 역대 드림투어 최고 상금인 2000만원과 랭킹포인트 1만5000점을 얻어 종전 랭킹 11위서 단숨에 1위로 점프했다. 상위 20명까지 주어지는 차기 시즌 PBA 1부투어 승격을 확정했다.
지난 2020~2021시즌 챌린지 투어(3부)서 데뷔한 김태호는 이듬해 드림투어로 승격, 4차투어에서 정상에 올라 시즌랭킹 7위로 2022~2023시즌 1부에 승격했다. 그러나 직장 생활을 병행한 만큼 1부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채 다시 2부로 내려왔다. 이번 시즌 초반 두 차례 첫판서 탈락했으나, 3차전 준우승과 6차전 16강 등으로 11위에 올라 파이널에 나섰다.
결승전에서 김태호는 첫 세트 3이닝까지 1-3으로 밀리다 4이닝째 3득점, 5이닝째 하이런 6점을 뽑아내며 단숨에 10-3으로 역전했다. 이후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 12이닝 만에 15-9로 1세트를 따냈다. 2세트도 4-8로 고전했으나 8이닝째 뱅크샷 두 방을 포함해 9-8로 역전, 이후 공타 없이 2~1~2점을 뽑아내며 15점에 도달해 승리했다. 여세를 몰아 3세트도 12이닝 만에 15-2로 가져와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김태호는 "마치 1부 투어에서 우승한 것처럼 감격스럽다. 2달 전 13년간 종사하던 기술영업직을 사직하고 전업 당구선수가 됐다"며 "과거 1부투어 경험 때 느꼈던 한계를 넘고 싶어 4~5년간 고민하다 내린 결정이다. 지난 두 달여 간 100경기 이상 했을 정도로 열심히 연습했다"고 말했다.
차기 시즌 목표를 잔류로 설정한 김태호는 "가능하다면 8강 이상의 성적도 세워보고 싶다"며 "개인적으로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크라운해태)를 정말 좋아한다. 마르티네스는 최상위 랭커고, 나는 1부투어에서 하위 랭커지만 한 번 경기를 해보고 싶다"고 언급했다.
'드림투어 파이널'은 이번 시즌 7개 정규 투어 성적을 종합해 포인트 랭킹 상위 64명이 출전한 왕중왕전격의 대회다. 4인 16개조 조별리그를 치른 뒤 조 1,2위가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해 우승자를 가렸다. 조별리그 11조서 전승(3승)으로 32강에 오른 김태호는 김재원, 최종복, 김민건, 윤순재를 차례로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 전승(8승) 우승을 달성했다.
드림투어 파이널을 마친 PBA는 오는 7일부터 고양 킨텍스 스타디움에서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4~2025' 5라운드를 재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