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꽁꽁 숨겨라, '승부' 우여곡절 끝은? [스몰톡Q]

2025-03-07     나혜인 기자

[용산=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가장 아름다운 꽃은 우여곡절 끝에 피는 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따뜻한 시선으로 영화를 바라봐주시길 바랍니다."(김형주 감독)

이병헌, 유아인 주연의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가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제작보고회를 진행했다. 현장에는 김형주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병헌,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조우진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병헌과 투톱인 유아인은 마약 논란을 의식한듯 영화 공식 첫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유아인은 지난달 18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대마 흡연 및 교사,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유아인.

'승부'는 당초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가 장기화되면서 극장 개봉으로 경로를 변경했다.

배급사인 바이포엠스튜디오 역시 논란을 염두해 예고편, 포스터 등에 유아인을 제외하고 홍보를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음주운전 논란으로 파문을 빚은 곽도원 주연의 '소방관'(감독 곽경택)을 배급할 당시에도 홍보 관련 콘텐츠, 행사에 곽도원을 전부 제외한바. 이 덕분에 '소방관'은 논란과 상관없이 385만명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을 가뿐히 넘겼다. 논란의 작품을 연이어 배급하게 된 바이포엠스튜디오는 '소방관'을 교훈 삼아 '승부'를 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제작보고회 현장에서는 준비된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유아인에 대한 언급이 일절 없었다. 현장에서 공개된 제작기 영상 또한 유아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대해 김형주 감독은 "에고편이나 홍보물은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유아인의 분량은 "본편은 이야기 구조나 기획의도에 비춰볼 때 이미 완성된 영화를 편집하는 게 저로서는 이야기가 성립이 안 될 것 같았다. 조훈현, 이창호 두 사람의 이야기이고 이창호를 언급하지 않고 진행하기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다"며 "영화가 공개되고 나면 그런 부분들은 충분히 납득하실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 전에 의도치 않게 상처를 입었는데 감독 입장에서는 제가 또 생채기를 내고 싶지 않았다. 영화를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의도대로 영화를 보여드려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넷플릭스에서 극장으로 플랫폼을 변경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시다시피 플랫폼을 결정하는 것은 감독이 큰 롤을 할 수 없는 구조다. 비즈니스 영역이니까 서로의 입장 차이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감독 입장에서는 애초에 극장 개봉을 목표로 모든 준비를 했고 촬영과 후반 작업까지 마쳤기 때문에 영화를 더 영화답게 만들어 주는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나는 게 의미 있다. 오랜 시간 땀 흘려준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고창석(왼쪽부터),

배우들 또한 극장 개봉을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이병헌은 "얼마 전 숀 베이커 감독이 오스카에서 상을 받으면서 극장 관람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저도 못지 않게 저도 극장이라는 공간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여러 일이 있었지만 극장에서 만나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나게 돼서 그 어떤 것보다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창석은 "저는 술을 좋아하는데 술은 술에 맞는 잔이 있다. 그럴 때 술이 갖고 있는 맛과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옛날 사람이라 그런 게 아니라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그 아이가 갖고 있는 감성,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울컥할 정도로 기분이 좋다"고, 현봉식은 "내부 시사회에서 영화를 보고 엔딩크래딧에 제 이름이 있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 동료 배우분들 가족,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영화가 드디어 극장 개봉하게 돼 너무 기쁘다"고, 문정흰는 "저는 이 자리가 어느 제작보고회보다 행복하고 충만하다. 주변분들이 '승부'에 대한 기대를 많이 해주셔서 (개봉이) 기쁜 건 당연하다. 여러분들도 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 기쁨에 동참해주시길 바란다"고, 조우진은 "실화 바탕 영화인데, 진정한 의미들이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듯 작품에 담긴 진정성도 바뀌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요즘 개봉 영화가 많이 없는데 새로운 관림 기회 가져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형주 감독은 스스로에게 '승부'란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잘 지는 방법"이라고 답변했다. 여기에는 개봉 여정에 대한 김형주 감독의 심경이 묻어났다. 그는 "늘 항상 이길 수는 없기 때문에 스스로를 다독이고 다음을 기약해야 다음 승부를 위한 포석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했다.

'승부'는 3월 26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