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 이호준 김우민 김영범, 수영 어벤져스 탄생?
[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지난 25일 경북 김천수영장에서는 수영계를 웃게 하는 이슈가 나왔다.
올해 싱가포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KB금융 코리아 스위밍 챔피언십 남자 자유형 100m 결승. 신예 김영범(19·강원특별자치도청)이 이 부문 한국 기록(47초56)을 보유한 간판 황선우(22·강원특별자치도청)를 제치고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출전 자격을 얻었다. 47초98 대 48초41로 격차가 꽤 컸다.
2006년생 김영범의 등장으로 한국 수영은 황금 세대의 마지막 퍼즐을 찾은 분위기다. 네 명의 선수가 200m씩 자유형으로 레이스하는 계영 800m에서 황선우, 김우민(24·강원특별자치도청), 이호준(24·제주시청)과 김영범이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것. 펜싱, 양궁 등에서나 볼 수 있었던 ‘수영 어벤져스’ 탄생이 임박했다.
배영 선수로 수영을 시작한 김영범은 남자 접영 100m 한국 기록(51초65)을 보유 중이고, 자유형에서도 꾸준히 두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인천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 경영 2차 월드컵 남자 자유형 100m 예선에서는 46초78에 골인. 황선우, 판잔러(중국)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제치고 깜짝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김영범은 키 195cm, 윙스팬(팔을 벌렸을 때 양 손끝까지 거리) 216㎝로 수영 선수로서 이상적인 신체 조건을 갖췄다. 만약 자유형 200m에서 1분46초대 이하로 기량을 끌어올리면, 한국 수영은 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계영 800m 결승에서 작성했던 아시아 신기록(7분01초73)도 넘어설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 수영은 자유형 200m 분야에서 빼어난 기록을 갖춘 스타들이 많다. 개인 최고 기록 기준으로 황선우가 1분44초40(한국 기록), 이호준이 1분45초56, 김우민이 1분45초68이다. 국제수영연맹 기준기록(1분46초70)을 가볍게 넘길 수 있다.
다재다능한 김영범이 자유형에서 계영 주자로 경쟁력을 발휘하면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범은 26일 컨디션 저하 및 몸살 기운으로 자유형 200m에서는 개인 신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황선우가 200m 결승에서 1분45초40에 터치패드를 찍고 우승했다.
대한수영연맹은 남자 계영 800m의 국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수년간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호주와 유럽에서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지난해 도하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7분01초94)로 결실을 맺었다.
다만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양재훈(강원특별자치도청), 이호준, 김우민, 황선우 순으로 역영한 결승에서 7분07초26에 그쳤다. 메달권에서 일찌감치 멀어졌고, 역대 최고 성적인 6위에 만족해야 했다. 김영범의 등장으로 재도약을 꿈꾼다.
자유형 100m 우승 직후 "(접영과 자유형 중) 어떤 게 주종목인지 이제 헷갈린다"는 소감을 남긴 김영범은 "현재 계영 800m 멤버가 나와 완전히 클래스가 다른 형들이라 부담이 없는 건 아니다. 그래도 열심히 해서 네 번째 멤버가 되면 좋을 것 같다"고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