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간장악 실패...미국에 0-2 완패

공격 백업도 미흡...집중력 저하에 따른 실점

2014-02-02     강두원 기자

[스포츠Q 강두원 기자] 사흘전 졸전을 만회하기 위해 뛰었으나 달라진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미국전였다.

한국 대표팀이 2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 스텁헙 센터에서 가진 미국과의 원정 평가전에서 전반 4분과 후반 15분 크리스 원돌로프스키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0-2로 패했다.

지난달 30일 멕시코와 평가전에서 극심한 공수 난조를 보이며 0-4의 대패를 당했던 대표팀은 분위기를 추스려 경기력 회복을 노렸으나 초반 기습실점 이후 공수라인의 간격이 벌어져 공간 장악에 실패했고 공격전환시 숫적으로 제대로 백업도 되지 않아 헛심을 썼다.

홍명보 감독은 멕시코전에서 내세웠던 선발진과 다소 변화된 멤버를 선발 투입해 4-4-2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특히 2연속 골문을 지켰던 김승규(울산)가 빠지고 정성룡(수원)이 새로 장갑을 꼈으며 포백 역시 김주영(서울)이 선발 출장해 이용(울산), 김기희(전북), 김진수(니가타)와 호흡을 맞췄다. 미드필더는 오른쪽에 고요한(서울), 왼쪽에 김민우(사간 도스)가 포진했고 중앙은 박종우(부산) 이호(상주)가 호흡을 맞췄다. 공격진은 현재 대안없는 김신욱(울산)과 이근호(상주)가 나섰다.

역시 4-4-2시스템으로 나선 미국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국내 축구팬들에게 익숙한 랜던 도노번(LA 갤럭시)과 크리스 원돌로프스키(산호세 어스퀘이크)를 최전방에 내세웠다. 카일 베커먼(레알 솔트레이크), 그레이엄 주시(스포르팅 캔자스 시티), 미켈 디스커루드(로젠보리 BK), 브래드 데이비스(휴스턴 다이나모)를 중원에 배치했다. 수비진에는 김신욱과 맞먹는 신장을 가진 오마르 곤잘레스(LA 갤럭시)를 필두로 브래드 에반스(시애틀 사운더스), 마이클 파커스트(콜럼버스 크루), 맷 베슬러(스포르팅 캔자스 시티)가 선발로 출전했다. 미국의 문전은 178cm의 작은 신장을 가진 닉 리만도(레알 솔트레이크)가 지켰다.

한국은 전반 4분 도노번이 아크 정면에서 오른쪽으로 넘겨준 패스를 주시가 반대쪽 포스트로 크로스를 올리자 반대편에서 데이비스가 슬라이딩하며 왼발슛을 날렸으나 정성룡의 펀칭에 막혔다. 그러나 문전 침투한 원돌로프스키를 막지 못하고 헤딩슛을 허용해 선제골을 내줬다. 도노번에서부터 이어진 패스를 미리 차단하지 못한 것과 반대편에서 쇄도하는 선수를 놓친 점, 재차 침투하는 공격수를 잡아내지 못한 것이 합쳐진 아쉬운 초반 실점이었다.

한국은 전반 7분 오른쪽에서 박종우가 올린 코너킥을 김주영이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선방으로 기회가 무산됐다. 전반 17분에는 이근호가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페널티지역 왼쪽을 돌파했으나 사각에서 날린 슛이 허공에 뜨고 말았다. 전반 30,34분 미국의 좌·우 측면을 공략하면서 김신욱의 머리와 이근호의 발 앞으로 크로스를 시도했으나 번번히 미국 수비진에 의해 저지 당했고 전반 40분에 찾아온 프리킥 찬스에서는 문전에서 김주영과 김신욱이 슛이 연달아 빗나가며 득점에 실패했다.

한국은 후반 7분 김진수의 직접 프리킥과 후반 12분 김신욱의 헤딩슛으로 미국의 골문을 공략했으나 실패하고 오히려 추가골을 허용했다.

미국은 후반 15분 오른쪽 측면으로 이어진 스로인을 주시가 받아 문전으로 연결한 볼이 문전 쇄도하던 원돌로프스키의 오른발에 제대로 걸려 추가골을 얻었다. 스로인 상황에서 집중하지 못하고 선수를 놓쳤으며 문전에서 상대 공격수에 대한 대인마크에 실패하며 다시 골을 내줬다.

한국은 두 실점 상황에서 뒤에서 침투해들어가던 주시를 두번이나 놓치는 바람에 실점의 빌미를 내줬다. 

미국의 역습 패스가 예리했지만 한국은 수비라인이 너무 뒤처지는 바람에 최전방 공격라인의 간격이 너무 벌어져 공간 장악에 실패했다. 또한 측면 미드필더와 측면 수비수들이 제때 공격에 가담하지 못해 협력 플레이가 유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공격이 단조로웠다.

미국은 2-0으로 앞서 나가자 교체를 시도하며 선수실험과 동시에 수비적인 경기를 펼치기 시작했다. 엉덩이를 뒤로 빼고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를 좁히면서 대표팀을 끌어내려고 하는 전술을 펼쳤다.

그러자 홍명보 감독은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기 위해 후반 24분 중원에서 잦은 패스미스와 부진한 모습을 보인 이호를 빼고 이명주를 투입해 공격력을 강화했고 전반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던 이근호를 빼고 이승기를 투입해 빠른 스피드로 미국을 공략했다. 또한 후반 33분에는 왼쪽 수비수인 김진수를 측면 미드필더인 김태환과 바꿔주며 공격에 무게를 싣었다.

그러나 교체선수와 기존 선수들 간의 호흡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공격전개가 다소 더딘 모습을 보였고 미국의 수비진을 뚫을 수 있는 확실한 패스가 문전으로 투입되지 않아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나마 후반 37분 고요한의 내준 패스를 김신욱이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연결한 장면이 유일하게 위협적이었다.

한국은 코스타리카와 멕시코, 미국으로 이어지는 평가전을 1승2패로 마감한 대표팀은 3경기 동안 1골에 실점은 6점이나 되는 등 공수의 심각한 불균형을 보여줬다. 선수들 역시 장기간의 전지훈련으로 인한 피로와 유럽파가 제외된 이번 원정에서 생존경쟁에 대한 의욕이 강한 체력훈련에 따른 체력 조건을 극복하지 못하는 바람에 전체적인 경기력이 저하됐다.

한국대표팀은 3일 오후 귀국한다. 홍명보 감독은 다음달 6일 그리스와 원정 A매치에 유럽파 태극전사를 총 소집해 브라질월드컵 엔트리 선정을 위한 마지막 실전 테스트를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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