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와트는 골절상, 타선은 침묵' SK 이러다 또 조연될라
최정-김강민-박정권 동반 부진, 극심한 투타 불균형
[스포츠Q 민기홍 기자] 7월 대반전을 외쳤는데 시작부터 꼬였다. SK에 먹구름이 잔뜩 꼈다.
SK에 1일 케이티전은 2015 시즌 72번째 경기였다. 10구단 144경기 체제 원년이니 정확히 반환점을 돈 셈. 그런데 35승 36패가 됐다. 삼성, 두산과 함께 3강을 형성하리라던 전문가들의 예상은 엇나갔다. SK가 5할도 못할 줄은 누구도 몰랐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진출이 무산되며 팀에 남았고 왕조의 뼈대를 구축했던 최정과 김강민, 조동화 등 자유계약선수(FA)들을 모두 잡아 어느 해보다 자신만만했던 SK는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외국인 에이스 트래비스 밴와트가 시즌아웃될 위기에 놓였다. 최정, 김강민, 박정권 등 찬란히 빛났던 고액 연봉 선수들은 찬스만 되면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김용희 감독의 시름이 나날이 깊어가고 있다.
◆ 밴와트 골절상, 뼈아픈 ‘승리요정’의 부재
밴와트는 지난달 4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4.57을 기록하면서 침체된 선수단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선봉에 섰다. 지난해 7월 중순 합류해 연전연승을 달리며 ‘승리요정’이란 닉네임을 얻었던 그가 궤도에 오르자 도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번졌다.
그러나 밴와트는 1일 케이티전 3회초 1사, 오정복의 라인드라이브 타구에 오른팔을 맞고 교체됐다. 즉시 병원으로 이동해 X-레이 촬영을 한 밴와트는 골절상 진단을 받았다. 재활에만 최소 두 달 이상 소화될 것으로 보여 사실상 전력 제외라고 봐야 한다.
이렇게 운이 안 따르기도 힘들다. 밴와트가 타구에 맞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16일 인천 넥센전에서도 박병호의 타구에 오른쪽 발목을 맞아 한 달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5월 19일 복귀 후 3연승으로 한창 페이스를 올리던 차 급제동이 걸렸다.
김용희 감독은 경기 전 “선발이 잘해줘야 계산대로 가는데 밴와트도 그렇고 메릴 켈리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렇지만 7월 첫날부터 꼬여버렸다. 채병용이 선발로 돌면 불펜이 약해진다. 우수한 대체 외인을 찾기도 힘든 시기다. 진퇴양난이다.
◆ 장타 실종, 변비 타선
SK 타선은 상대 투수들에게 전혀 위협적이지 않다. 장타가 실종됐고 집 나간 주자가 들어오지 못한다. 한두경기 폭발해 살아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싶으면 감쪽같이 침묵한다. 연승하는 힘이 사라지니 승수를 확 벌지도 못한다.
SK의 팀 장타율은 0.384로 9위. 개막 두 달간 2군같은 경기력을 보였던 케이티를 제외하면 가장 장타력이 떨어지는 팀이다. 6월에는 팀 홈런 18개를 때리는데 그쳐 KIA, 두산과 함께 월간 홈런 최하위에 머물렀다. 월간 팀 출루율, 팀 득점도 8위였다.
지난달 23일 잠실 두산전을 통해 복귀한 최정은 타율(0.290)은 준수하지만 홈런이 1개, 타점은 3개뿐이다. 1일 1번타자로 나선 김강민은 병살타에 2삼진을 기록했다. 4경기 연속 무안타다. 지난해 타율 0.310, 27홈런 109타점을 기록했던 박정권은 극심한 타격부진으로 2군을 오가고 있다. 최근에는 박진만이 1루를 보고 있다.
김용희 감독은 “현재는 우리가 기대치 이하지만 선수들의 연륜과 경험을 믿는다”고 말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해태도, 삼성도 해보지 못한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업을 일궜던 SK다. 이러다가는 3년 연속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하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