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치고 장구친 고영민, 만능팔 '고제트'가 돌아왔다
3일 넥센전 동점타 및 역전타 폭발…9회 슈퍼캐치도 빛나
[잠실=스포츠Q 이세영 기자] ‘고제트’가 돌아왔다. 한동안 잊힌 이름 고영민(31·두산 베어스)이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고영민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8회 1루 대수비로 들어온 뒤 끝내기 안타 포함 2타수 2안타 3타점 맹활약을 펼쳤다. 고영민의 활약 속에 두산은 넥센을 8-7로 꺾고 2위에 올랐다.
꽤 긴 시간 동안 시련을 겪었지만 고영민은 다시 일어났다.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활짝 웃었다. 8회말 2사 만루에서 상대 투수 김대우를 상대로 동점 2타점 적시타를 때린 고영민은 9회초 1사 후엔 김민성의 잘 맞은 타구를 다이빙 하며 잡아냈다.
고영민의 활약에 경기는 연장으로 돌입했고 여기서도 자기 몫을 해냈다. 연장 10회말 1사 1, 3루에서 타석에 선 고영민은 상대 투수 김정훈으로부터 끝내기 좌전 안타를 작렬,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붙박이 주전으로 뛰다 백업으로 밀려난 뒤 때린 적시타라 더욱 의미 있었다. 주전 2루수를 맡았던 고영민의 별명은 ‘2익수’와 ‘고제트’. 유난히 팔이 길어 수비 능력이 좋다는데서 따온 별명이다. 2002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고영민은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2007년과 2008년 나란히 126경기를 소화하며 공수에서 빼어난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이후 부상과 부진으로 힘든 나날을 보낸 고영민은 팀 후배 오재원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고 백업 신세가 됐다. 2011년부터 100경기 이상 나선 시즌이 없었다. 특히 2013년엔 1군에서 단 10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던 고영민이 다시 기회를 얻은 건 지난 1일. 2군에서 1군 콜업을 받았다. 이에 1군 선수단과 동행한 고영민은 마침내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경기 후 고영민은 “무조건 쳐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팀이 승리해 가장 좋고 동료들이 기회를 마련해 줬는데 타격이 잘 돼 다행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할 말이 없다. 선수들이 정말 잘했다는 말밖엔 할 말이 없다”고 함박웃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