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이 뭐죠?' 피홈런 없는 류현진, 정상급 투수로 발돋움

NL서 25이닝 이상 소화 투수 중 무피홈런 유일

2014-04-18     민기홍 기자

[스포츠Q 민기홍 기자] 피홈런 ‘0’. 평균자책점 1.93.

류현진(27)의 별명은 ‘코리안 몬스터’다. 그는 별명다운 괴물같은 피칭으로 전 세계에서 야구를 가장 잘하는 사람들이 모인 메이저리그(MLB) 무대에서도 놀라운 시나리오를 써가고 있다.

류현진은 18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린 2014 MLB 정규리그 샌프란시스코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동안 4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시즌 3승째를 수확했다. 다저스는 류현진의 호투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경기 전 류현진은 자신의 라커에 ‘SEWOL 4.16.14’라는 문구를 붙였다. 진도 세월호 침몰로 슬픔에 빠진 희생자를 가슴에 품고 마운드에 올랐다. 타선의 지원은 2점에 불과했지만 비장한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나선 그는 최고의 역투로 희망을 전했다.

이날 승리는 지난 5일 다저스타디움 홈 개막전에서 2이닝 8실점 굴욕을 안긴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거둔 것이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12일 애리조나전에 이은 두 경기 연속 7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평균자책점을 1점대(1.93)로 끌어내렸다.

류현진은 단 하나의 장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4피안타 모두 단타였다. 이로써 류현진은 5경기째 무피홈런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2014년 28이닝을 던지는 동안 홈런을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18일 현재 내셔널리그(NL)에서 25이닝 이상을 던져 피홈런을 하나도 내주지 않은 선발투수는 류현진이 유일하다.

같은 조건으로 아메리칸리그(AL)까지 범위를 넓히면 저스틴 벌랜더(디트로이트)가 있다. 벌랜더는 26이닝 동안 홈런을 허용하지 않았다. 추신수의 팀 동료 다르빗슈 유(텍사스)가 22이닝 무피홈런으로 뒤를 잇고 있다.

벌랜더와 다르빗슈는 사이영상을 다투는 MLB 최정상급 투수다. 류현진이 미국 무대 2년차를 맞아 더욱 노련한 피칭으로 어느덧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장타를 좀처럼 허용하지 않는다. ‘괴물’ 류현진의 2014 잔여 경기가 더욱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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