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초고교급 투수' 한승혁, 3년만에 데뷔승 '부활 날갯짓'
대전 LG-한화전에서는 보복성 빈볼 시비로 벤치 클리어링 발생해
[스포츠Q 강두원 기자] 두 명의 ‘젊은 호랑이’ 한승혁(21)과 안치홍(24)의 투타 조화가 빛난 KIA 타이거즈가 SK 와이번스를 꺾고 연패를 탈출했다.
KIA는 2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한승혁의 6.2이닝 4피안타 1실점 호투와 안치홍의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의 맹타에 힘입어 4-1 승리를 거뒀다.
롯데 자이언츠는 잠실야구장에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9회초 무사 1,2 상황에서 두산 1루수 호르헤 칸투의 결정적인 실책을 틈타 역전에 성공하며 3-2로 승리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올 시즌 1군에서 첫 선발 등판한 J.D. 마틴의 호투와 국내 무데 첫 1번타자로 나선 야마이코 나바로의 맹타를 더해 NC 다이노스에 5-1로 이겼다.
대전에서는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가 양팀 합쳐 27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9-8로 한화가 승리했다. 양팀은 8회말 LG 투수 정찬헌이 한화 정근우에 빈볼을 던지자 벤치 클리어링을 벌여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 KIA 4-1 SK (문학) - ‘한때 초고교급’ 투수 한승혁의 3년 만에 첫승 신고하며 부활의 날갯짓
덕수고 재학시절 메이저리그 입단 제안을 받는 등 ‘초고교급’ 투수로 명성을 떨쳤던 한승혁. 2011년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그는 팔꿈치 수술과 재활로 인해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2012년부터 불펜에 간간이 모습을 드러낸 한승혁은 이날 공백이 생긴 선발진을 메우고자 선동열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지난 15일 광주 한화전에 이어 SK를 상대로 생애 2번째 선발 등판 경기를 가진 한승혁은 5회 2사까지 잘 잡은 후 조인성에 볼넷, 김성현과 김강민에 안타와 볼넷을 내줘 2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다.
다음 타자는 교타자 박재상. 2스트라이크 1볼 상황에서 한승혁은 빠른 직구로 박재상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절체절명의 위기를 벗어났다.
6.2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한 한승혁은 3년 만에 데뷔 첫승을 거뒀고 117개의 투구수와 6.2이닝 모두 자신의 프로 최고 기록으로 남겼다.
타선에서는 안치홍의 활약이 돋보였다. 2회초 첫 타석부터 중전안타를 신고한 안치홍은 4회초와 6회초 범타로 물러난 후 2-1로 앞선 9회초 1사 1,2루 상황에서 SK 투수 박정배의 3루를 받아쳐 좌중간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때려내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SK는 선발 조조 레이예스가 8이닝 6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으며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 두산 2-3 롯데 (잠실) - 칸투의 3루 송구, 승리를 패배로 바꿔 버리다.
2-1로 두산이 한 점 앞선 9회초. 두산의 마무리 이용찬이 1점 차 승리를 지켜내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롯데의 선두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친 2루 땅볼을 잡은 고영민의 송구가 약간 벗어나며 히메네스가 출루에 성공했다. 여기에 황재균이 투수 오른쪽을 스쳐 지나가는 기습번트로 출루에 성공하며 무사에 역전 찬스를 맞았다.
여기서 롯데 김시진 감독이 선택한 작전은 보내기 번트. 강민호가 초구에 1루쪽으로 번트를 침착하게 대자 두산 1루수 칸투는 득달같이 뛰어 들어와 공을 잡은 뒤 지체 없이 3루로 뿌렸다.
그러나 칸투의 송구는 크게 벗어나며 펜스까지 날아갔고 2루주자 히메네스는 물론 1루주자 황재균까지 홈으로 쇄도하며 단숨에 2점을 추가. 3-2로 역전하는 데 성공했다.
칸투의 선택이 잘못됐다고는 볼 수 없었으나 송구의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었다.
이어진 9회말 롯데의 마무리로 올라온 ‘여왕벌’ 정대현은 선두타자 칸투에 안타를 내줬지만 후속타자를 삼진 2개와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짜릿한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롯데 선발 크리스 옥스프링이 8이닝 4피안타 2실점, 두산 선발 유희관이 7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명품 투수전을 보여줬지만 마지막에 웃은 것은 롯데였다.
◆ 삼성 5-1 NC (마산) - 첫 등장, 첫 시도 모두 성공한 사자가 공룡 제압
이날 경기 삼성의 선발 투수는 올 시즌 1군 첫 선발 등판에 나서는 새로운 외국인 투수 J.D. 마틴. 지난 2월말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러닝 훈련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던 마틴은 2군에서 2차례 실전 등판을 마치고 이날 처음으로 1군 마운드에 올랐다.
마틴은 1회말과 2회말을 가볍게 삼자범퇴로 마무리한 뒤 3회말 안타 2개를 맞으며 1실점했다. 그러나 4회 안타 하나를 더 맞았을 뿐 5,6,7회를 연속 삼자범퇴시키며 안정된 피칭을 펼쳤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1km밖에 되지 않았지만 총 투구수 94개 중 변화구를 67개나 던질 정도로 타자들의 혼란을 안겨주며 삼진 5개를 잡아내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성적은 7이닝 3피안타 1실점 탈삼진 5개를 잡아냈으며 무엇보다도 볼넷이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 뛰어난 제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했다.
타선에서는 올해 첫 1번타자로 선발 출장한 나바로가 5타수 4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0-1로 뒤지고 있던 5회초 1사 2루 상황에서 동점 적시타를 때려낸 것을 비롯해 9회초 2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배영섭의 군입대와 정형식의 부진으로 마땅한 1번 타자를 찾지 못했던 류중일 감독으로서는 나바로의 활약이 흐뭇할 수밖에 없었다.
◆ LG 8-9 한화 (대전) - 화끈해야하는 건 타격이지 감정싸움이 아니다
주말 3연전 중 첫 번째와 두 번째 경기를 나눠 가진 양 팀은 위닝시리즈를 얻어내기 위해 초반부터 상대 선발투수를 두들겼다.
1회를 조용하게 넘긴 2회 LG가 3점, 한화가 4점을 따내며 방망이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이후 한화가 도망가면 LG가 따라가는 식으로 이어진 경기는 9회초 LG가 7-9로 뒤진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조쉬 벨이 우월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경기를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만들었다.
LG는 이어진 타석에서 정성훈의 볼넷, 이병규의 중전 안타, 정의윤의 볼넷으로 2사 만루 찬스를 잡았지만 윤요섭이 중견수 플라이에 그치며 대역전극을 완성시키지 못했다.
이날 양 팀은 모두 27안타를 뿜어내며 화끈한 타격전으로 관중들을 즐겁게 했지만 8회말 LG투수 정찬헌의 2구가 정근우의 어깨를 강타하며 빈볼시비가 벌어져 양 팀의 모든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오는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다.
6회말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정근우가 후속타자의 유격수 땅볼 때 더블플레이를 방해하기 위해 LG 유격수 오지환의 다리를 걷어찬 것이 사건의 발단이 됐지만 상대 선수를 위협하기 위한 보복성 투구는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빈볼은 던진 정찬헌이 곧바로 퇴장을 당하며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씁쓸함을 감출 수 없는 벤치 클리어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