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 기적 일어난 '메스타야 극장'의 주인공은 세비야
UEL 4강 2차전 탈락 위기에서 극적인 원정골로 결승 진출, 유벤투스 꺾고 2년 연속 결승에 오른 벤피카와 결승 맞대결
[스포츠Q 강두원 기자] 극장도 이런 극장이 없다. 두 번의 기적이 일어난 메스타야에서 마지막에 웃은 것은 세비야였다.
세비야는 2일(한국시간) 열린 2013-2014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4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 발렌시아에 1-3으로 패했지만 1차전 2-0 스코어를 더한 합계에서 3-3을 기록, 원정다득점 원칙으로 유로파리그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세비야는 이날 승리와 함께 유로파리그 결승 무대를 밟으며 2006-2007시즌 이후 7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 됐다. 당시에는 같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팀은 에스파뇰과 만나 2-2 무승부 끝에 승부차기에서 3-1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사실 2차전은 1차전 승리로 2골 앞서고 있던 세비야가 홈팀 발렌시아를 맞아 수비적인 경기운영을 통해 스코어를 지키며 결승에 무난히 진출할 것으로 보였으나 뚜껑을 열자 발렌시아의 파상공세가 세비야의 수비진을 뒤흔들었다.
발렌시아는 8강에서 만난 바젤(스위스)에 원정 1차전에서 0-3으로 패했지만 홈 2차전에서 5-0 대승을 거두며 4강에 진출한 경험이 있었다.
이날도 극적인 뒤집기가 펼쳐졌다. 발렌시아는 전반 14분 소피아네 페굴리가 세비야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수 한 명을 제껴 내며 때린 왼발 슛이 그래도 골망에 꽂히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어 26분에는 세비야 골키퍼 베투의 자책골이 터지면서 단숨에 2-2 균형을 이뤄냈다.
게다가 후반 24분 제레미 마티유의 세 번째 골이 터지자 후안 안토니오 피치 감독과 선수들은 결승행을 예감하며 환호했다.
그러나 유로파리그 우승 2회를 자랑하는 세비야의 저력은 경기 종료 직전 빛을 발했다. 추가시간 5분 중 4분이 흐른 시점에서 스테판 음비아가 세트피스 상황에서 머리로 만회골이자 세비야를 결승으로 이끈 결정적인 골을 터뜨리며 양 팀의 희비를 갈라놓았다.
세비야의 결승 상대는 포르투갈 명문 벤피카로 결정됐다. 벤피카는 이탈리아 토리노의 유벤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4강 2차전에서 유벤투스에 0-0으로 비기며 1,2차전 합계 2-1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유벤투스 역시 벤피카 원정에서 귀중한 한 골을 챙기고 홈으로 돌아온 만큼 1-0으로만 승리해도 결승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만큼 유벤투스는 공격적인 운영으로 벤피카를 압박했고 60%가 넘는 볼점유율을 보이며 골을 노렸다.
하지만 유벤투스는 무려 19개의 슛을 때렸지만 벤피카의 수비진을 뚫지 못했고 심지어 후반 22분 벤피카의 엔조 페레즈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수적 우위를 점했음에도 골을 터지지 않았다.
결국 0-0 무승부로 기록하며 유벤투스의 공세를 적절히 방어해 낸 벤피카가 2년 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지난 시즌 첼시에 패했던 아픔을 세비야를 상대로 털어낼 기회를 잡게 됐다.
유벤투스로서는 오는 15일 열리는 유로파리그 결승전이 홈구장인 유벤투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만큼 결승에 올라 홈팬들과 함께 우승에 도전하고자 했으나 아쉽게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로써 올 시즌 유로파리그 결승은 이베리아 반도 내 두 클럽이 맞붙게 됐다. 유로파리그는 최근 10년 간 결승에 진출한 20개팀 중 10개팀이 스페인 혹은 포르투갈 클럽이며 그 중 이베리아 반도 클럽끼리 맞붙는 경우도 올 시즌을 포함해 벌써 4번째다.
강자들이 즐비한 챔피언스리그에 비해 유럽 4대리그의 중위권 팀 혹은 유럽 군소리그의 상위권팀이 맞붙는 유로파리그에서 스페인과 포르투갈 클럽의 전력이 타 리그의 클럽들보다 우위에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