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안타 기세 다시 한 번'? 서건창의 아주 특별한 3안타
13일 목동 한화전서 119일만에 3안타 경기…"팀 승리에 일조해 기분 좋다"
[목동=스포츠Q 이세영 기자] 지난 시즌엔 안타를 치는 게 그렇게 쉬울 수 없었다. 128경기에서 201안타를 몰아치며 경기 당 1.57번이나 손맛을 봤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1년 만에 전혀 다른 상황과 마주했다. 뜻하지 않게 부상까지 겹치며 타격감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돌아오고 난 후엔 그저 평범한 타자가 돼 있었다. 뭘 해도 잘 되지 않았다.
지난해 KBO리그 최초로 200안타 시대를 연 서건창(26·넥센)의 이야기다. 작년까지 넥센 히어로즈 부동의 리드오프로 맹활약했던 서건창이 올 시즌 부상 복귀 후 처음으로 3안타 경기를 펼쳤다. 모처럼 맹타를 휘두른 서건창의 활약에 힘입어 넥센은 13일 목동 한화전을 9-4 승리로 장식했다.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온 뒤 처음으로 3안타를 뽑아냈다. 지난 4월 8일 목동 두산전서 주루 도중 1루수와 부딪쳐 오른 무릎 뒤쪽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은 서건창은 다음날 1군 명단에서 빠진 뒤 64일 만인 6월 13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1군에 복귀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복귀 후 서건창은 좀처럼 타격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했다. 6월 타율 0.281로 연착륙하는 듯 했지만 7월 0.217로 가라앉았다. 타격폼까지 수정하며 반등을 도모했지만 소용없었다. 서건창의 타구는 하염없이 땅으로 향했고 아웃되는 빈도가 늘어났다. 좀처럼 반등을 이루지 못함에 따라 타순도 점점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전까지 서건창의 타율은 0.247.
하지만 8월 들어 서건창의 방망이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한화전이 열리기 전까지 8월 타율 0.304를 기록하며 ‘안타 제조기’ 시절의 면모를 되찾았다. 특히 최근 4경기에서 13타수 5안타(타율 0.385)를 몰아치며 클래스가 어디 가지 않음을 입증했다.
이날도 서건창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다. 1회말 상대 선발 송은범과 9구까지 가는 승부를 벌인 끝에 깨끗한 중전 안타를 뽑아낸 서건창은 팀이 6-0으로 앞선 5회 2사 1, 2루에서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날려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서건창의 안타 행진은 경기 후반에도 계속됐다. 7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전 안타로 또 한 번 1루를 밟았다. 부상 복귀 후 처음으로 3안타 경기를 완성한 순간이었다. 날짜로는 4월 7일 두산전 이후 119일 만이다.
경기 후 서건창은 “(3안타를 친 것보다) 팀 승리에 일조해 기분이 좋다”며 “무릎 관리를 잘하면서 내가 맡은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내 역할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누구보다 안타를 치기 쉬웠을 서건창. 올해 긴 부진 끝에 3안타 경기를 펼치며 반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서건창의 올 시즌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