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 강정호의 하루, 10호 홈런-실책-분노-5시간 혈전

5회말에는 포수 견제 송구에 팔꿈치 강타당하기도, 7타수 2안타

2015-08-19     민기홍 기자

[스포츠Q 민기홍 기자] 홈런에 실책에 분노에, 포수 견제구에 맞더니 15이닝 연장까지 치렀다.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강정호는 19일(한국시간) 미국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2015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경기에 5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 시즌 10호 홈런 포함 7타수 2안타 2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85로 변동이 없었다.

파란만장했다. 강정호는 5회말 상대 선발 체이스 앤더슨를 상대로 깨끗한 우전안타를 때리고 1루를 밟았다. 앞선 두 타석의 범타를 만회하는 좋은 타격. 그런데 철렁한 장면이 나왔다. 후속 닐 워커의 타석 때 포수의 1루 견제 송구에 손목을 맞았다. 다행히 부상은 아니었다.

홈런은 7회말 터졌다. 피츠버그의 7-3 리드,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선 강정호는 상대 두 번째 투수 조시 콜맨터의 2구를 잡아당겨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9일 LA 다저스전 이후 7경기 만에 터진 홈런. 빅리그 데뷔 첫해 두자릿수 홈런의 쾌거다.

9회초에는 수비에서 일을 저질렀다. 9회 들어 3루수로 자리를 옮긴 강정호는 선두타자 엔더 인시아르테의 평범한 타구에 바운드를 맞추지 못하고 에러를 범했다. 8-6으로 리드했던 피츠버그는 단숨에 2점을 내줬다. 강정호의 실책이 없었더라면 연장은 없었다.

강정호는 이어진 공격에서는 격한 반응을 보여 한국 야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9회말 1사 2루 끝내기 안타성 타구를 날렸으나 1루수 폴 골드슈미트의 캐치에 걸렸다. 챌린지 결과 2루 주자 앤드류 매커친마저 더블 아웃되자 강정호는 더그아웃에서 헬멧을 던져 팝콘 케이스를 깨버렸다.

양팀은 10회부터 4이닝간 0의 행진을 이어갔다. 강정호는 연장 두 타석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12회말 볼카운트 1-2에서 타임 요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14회말에는 2루 땅볼로 아웃됐다. 무승부가 있는 KBO리그에서는 경험해보지 않은 15이닝 경기였다.

5시간을 넘긴 경기는 현지 시각으로 자정을 넘겼고 팬들은 하나둘 자리를 떴다. 피츠버그는 15회말 2사 1루서 페드로 플로리먼이 우측 클레멘터 월을 직격하는 끝내기 3루타를 때려 9-8로 승리했다. 실책으로 경기를 그르칠 뻔했던 강정호는 부담을 덜어놓을 수 있게 됐다.